뉴욕 증시 '산타 랠리' 통계 기대감… AI 회의론과 금리 경로가 변수

[월가프리뷰]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25년 한 해 동안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온 뉴욕 증시가 마지막 한 주를 남겨두고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 올해 S&P 500 지수가 15%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이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있으나, 12월 들어 나타난 시장의 변동성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통상적으로 12월은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달이지만, 올해는 역사적 전통을 거스르는 흐름이 나타났다. 시장을 뒤흔든 주요 원인은 인공지능(AI) 투자 회의론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다.

먼저 그동안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AI 열풍에 균열이 생겼다. 특히 오라클(Oracle)의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 지연 소식은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자본 지출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점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이로 인해 S&P 500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술주 섹터가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다른 원인은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다. 43일간의 정부 셧다운으로 지연되었던 경제 데이터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혼란을 더했다. 11월 실업률이 4.6%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완만한 둔화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2026년에 얼마나 더 금리를 내릴 수 있을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연말 반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통계적으로 '산타 랠리'는 연중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 동안 나타나는데, 1950년 이후 S&P 500은 이 기간에 평균 1.3% 상승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전략가는 로이터에 "최근 발표된 인플레이션 완화 데이터가 올해 산타 랠리에 초록불을 켜준 셈"이라며, 연말 수익 확정 매물이 나오더라도 시장은 하방 경직성을 유지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로 거래일이 단축되는 이번 주 나올 예정인 중요 지표들은 3분기 성장률 확정치, 내구재 수주 실적, 소비자 신뢰지수 등이다.

시장의 자금 흐름은 이미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운송, 금융, 중소형주 등 경기 민감주들이 12월 들어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을 흡수하며 지수의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결국 2025년의 화려한 피날레는 AI 섹터의 신뢰 회복과 다음 주 발표될 경제 지표들이 '연착륙' 시나리오를 얼마나 뒷받침해 주느냐에 달려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