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꼼수 걱정에"…연준, '매파 포진' 지역 총재 조기 재임명
통상 2월 말 이전 진행 되지만 2달 앞당겨 11명 재임명
행정부의 연임 저지 시도 가능성 제기되자 선제적 조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1개 지역의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에 대한 재임명 절차를 예상보다 2달 가량 앞당겨 마무리했다. 금리 인하에 대체로 부정적인 지역 연은 총재들의 연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저지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이사회는 7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당연직인 뉴욕 연은을 제외한 11명 지역 연은 총재들의 재임명을 일괄 승인했다.
연은 총재들의 임기는 5년으로, 취임 시기가 다를지라도 일괄적으로 2월 말 임기가 종료된다. 재임명 승인은 2월 말 이전에 이뤄지지만 이번에 2달 정도 앞당겨 결정된 것이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을 비롯해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우먼 등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임명된 이사들까지 포함한 7명 이사회 전원의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연준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워싱턴 본부의 이사회 7명과 12개 지역 연준은행 총재로 구성되는데 지역 연은 총재들은 대통령의 지명이나 상원 인준이 필요 없다. 각 지역의 연은 이사회가 선임해 연준 이사회가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다. 그리고 연은 총재들은 5년마다 재임명 과정을 거치며 대부분 연임해왔고 이러한 절차는 연준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방어벽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연준을 비난하는 상황과 맞물려 대통령 측근들이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일부 지역 연은 총재들의 연임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달 초 지역 연은 총재를 임명할 때 최소 3년 이상 해당 지역에 거주한 인물만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요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 연은 총재들은 FOMC 내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하며 가장 매파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경제 고문들에게 눈엣가시처럼 여겨졌을 수 있다.
전날 마무리된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도 투표권이 있었던 시카고 연은의 오스틴 굴스비 총재와 캔자스시티 연은의 제프리 슈미드 총재는 금리 동결을 요구하며 이견을 명확히 드러냈다.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도 투표권이 없었던 4명의 지역 연은 총재들 역시 금리 동결을 지지하며 인하를 반대한 것으로 보인다.
FOMC 회의는 의장을 포함한 이사 7명과 지역 연은 총재 12명까지 모두 19명이 참석하지만 투표는 이사 7명, 당연직인 뉴욕 연은 총재, 순번제로 돌아가는 지역 연은 총재 4명까지 12명이 행사한다.
지역 연은 총재들은 뉴욕 연은 총재를 제외하고 4명이 순환 투표권을 갖지만, 12명 모두 FOMC 회의에 참석하고 금리 전망에 대한 점도표를 제출한다.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FOMC는 찬성 9, 반대 3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5~3.75%로 낮췄다. 점도표에서는 내년 금리가 1회,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전망됐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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