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S&P 신고점 vs. 오라클 쇼크에 나스닥 0.25% 하락[뉴욕마감]

주간 실업수당 청구 23.6만건…예상 상회, 금리인하 기대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혼조세로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 힘입어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와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를 경신한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오라클의 실적 경고에 따른 인공지능(AI) 투자 경계심에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646.26포인트(1.34%) 오른 48,704.01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S&P500지수도 0.21% 상승한 6,901.00에 거래를 마쳐 종가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0.25% 하락한 23,593.86에 장을 마감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도 전날에 이어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대형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와 경기 순환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뚜렸했다.

시장은 전날 연준이 세 번째 금리 인하(0.25%p, 목표 범위 3.50%~3.75%)와 더불어 제롬 파월 의장의 낙관적 발언에 힘입어 안도 랠리를 펼쳤고 이날도 그 효과가 지속됐다. 시장은 당초 '매파적 인하'를 예상했으나 파월 의장이 고용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대상"으로 언급한 점이 주목받았다.

고용 지표도 부진했다. 노동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23만6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2만건)를 상회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강조한 '노동 시장 약화' 기조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과 경기 둔화 가능성 완화 기대 속에 금융주는 강세를 보였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이 오름세를 보였으며,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투자의견 상향에 힘입은 비자도 큰 폭으로 상승하며 다우 지수를 사상 최고로 끌어 올렸다.

금리 인하 환경은 차입 비용과 연동도가 높은 중소형주에 특히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러셀 2000 지수의 연속 신고가 행진을 지지했다.

하지만 오라클 실적 우려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떨어졌다. 오라클 주가는 11% 폭락했다. 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고, AI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투자를 위한 연간 설비투자(Capex) 전망치를 기존보다 150억 달러 늘린 500억 달러로 상향했다.

이로 인해 오라클의 과도한 부채 의존과 AI 인프라 투자 대비 수익 회수 속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었다. 2000년대 초 닷컴 버블과 유사한 AI 거품에 대한 공포를 자극했다. 오라클 여파에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다른 AI 관련주도 1% 넘게 떨어지며 기술주 전반에 매도세가 불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오라클은 말하자면 '탄광 속 카나리아(canary in the coal mine)'와 같은 존재"라며, 오라클의 실적 부진이 AI 투자 전반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시장이 기술주에서 순환매를 시도하는 것은 "옳은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