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한데 우크라 몫도 이스라엘에…나토 TNT 동났다"

탄약 제조 핵심물질…"생산공장은 폴란드가 유일" 지적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촬영해 14일에 공개한 사진에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도네츠크 지역 코스탸티니우카의 최전선 마을에 있는 파괴된 건물 안뜰의 잔해 사이를 걷고 있다. 2025.10.12.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폭발물 원료 TNT를 가자지구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투입하면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텔레그래프, 키이우인디펜던트는 18일(현지시간) 공개된 친팔레스타인 단체의 보고서를 인용해 TNT 공급량의 대부분이 가자지구 폭격에 사용되면서 나토가 현재 TNT 공급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NT는 155mm 포탄, MK-80 항공폭탄 등 대형 탄약 제조에 사용된다. 탄약 생산에 핵심적인 물질이지만, 유럽에서는 TNT가 폴란드 국영기업 니트로켐 생산시설 1곳에서 공급되며 '생산 병목'이 일어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니트로켐은 연간 TNT 생산량을 공개하지 않지만 약 1만 톤의 TNT를 생산한다고 추정된다. 이는 포탄 한 발 당 10~11kg이 쓰인다고 가정했을 때, 155mm 포탄 약 100만 발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니트로켐은 지금 주문이 과부하된 상태다. 현재 미국은 니트로켐에서 TNT의 90%를 수입하고 있는데, 지난 4월에는 니트로켐과 역대 최대 규모인 3억 1000만 달러(약 4551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2027~2029년까지 TNT 1만 8000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렇게 미국에서 수입된 TNT가 가자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 지원에 우선 투입되며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물량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TNT는 원래 우크라이나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정부가 2023년 12월 1억 4700만 달러(약 2160억 원) 상당의 포탄을 이스라엘에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면서, 미국은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최소 1만 4000발의 MK-84 폭탄과 8700발의 500파운드급 MK-82 폭탄을 이스라엘에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어 "폴란드산 TNT가 없었다면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고 가자지구의 삶의 터전을 파괴한 전례 없는 규모의 공습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니트로켐과 폴란드 당국에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TNT 공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생한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탄약 부족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 역시 TNT 생산 병목 현상을 겪으며 군사지원이 지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탄약 부족 문제를 실감하게 된 나토는 황급히 방위 산업에 투자를 늘리며 생산 능력 증대에 나섰다. 지난 6일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가 최근 "수십 년 만에 가장 많은 생산량을 올리고 있다"며 탄약 생산량에서 러시아를 앞지르게 됐다고 밝혔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