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무슬림'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미니 지선 민주 압승(종합)
중간선거 앞 민심 풍향계, 트럼프 패배…맘다니 "트럼프 보고 있나" 경고
민주, 버지니아 주지사도 탈환…캘리포니아 선거구 재획정 투표도 가결
- 윤다정 기자,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김지완 기자 = 이민자 출신 정치 신인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앤드루 쿠오모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4일(현지시간) 첫 무슬림 뉴욕시장으로 선출됐다.
뉴욕시장 선거를 비롯해 버지니아주 및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서도 모두 민주당이 승리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 풍향계로 주목받아온 이번 미니 지방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로 귀결됐다.
NBC·AFP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뉴욕시장 선거에서 개표율 90.5% 기준 맘다니가 50.4%(103만 6051표)를 득표하면서 41.6%(85만 4995표)를 득표한 쿠오모를 큰 표차로 따돌렸다. 커티스 슬리와 공화당 후보의 득표율은 7.1%(14만 6137표)이다.
이번 뉴욕시장 선거의 총투표수는 약 227만 표로, 2021년 선거 총투표수를 넘어서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뉴욕시 선거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는 73만 5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선거가 아닌 선거에서 진행된 사전투표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이었다.
당선 예측 보도가 나오자 맘다니는 X(구 트위터)에 뉴욕 지하철 시청역에서 객차 문이 열리며 "다음이자 마지막 정류장은 시청입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는 11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게시했다.
맘다니는 이후 당선 확정 후 연설에서 "매일 아침, 이 도시를 전날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를 품고 일어나겠다"고 약속하며 "지금의 정치적 어둠 속에서 뉴욕이 빛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자신이 반유대주의자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우리는 유대계 뉴욕 시민들과 굳건히 함께하며 반유대주의라는 재앙과의 싸움에서 흔들림 없는 시청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줄곧 비판해 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당신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당신에게 '볼륨을 높여라'(turn the volume up)라는 4개 단어를 전하고 싶다"라고 뼈 있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AFP는 "미국 유권자들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초기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NBC 출구조사 결과 맘다니는 인종 전반에서 지지를 얻었는데, 아시아계(61%), 흑인(55%), 히스패닉(49%), 백인(46%) 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자신을 유대교인이라고 응답한 응답자의 63%는 쿠오모에게 투표했고, 맘다니는 33%에 불과했다.
청년층 지지세도 두드러졌다. 맘다니에게 투표했다는 45세 미만 유권자 비율은 69%로 나타나 45세 이상(39%) 대비 30%포인트(P) 차이가 났다. 성소수자 투표자는 82%가 맘다니에 표를 줬다.
교육 수준에 따른 격차도 컸다. 학사 학위,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유권자 각각 57%가 맘다니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했다. 또 뉴욕에 거주한 기간이 짧을수록 맘다니에게 투표했다는 비율이 높아 10년 이하의 경우 82%였던 반면, 뉴욕 출생자는 38%에 그쳤다.
차기 뉴욕시장으로 선출된 맘다니에게는 그의 경험 부족과 급진적 색채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그는 임대료 동결 등 사회주의 색깔이 짙은 강경 진보 정책을 예고해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경계심이 일고 있다.
시라큐스대 정치학 교수 그랜트 리어러는 결과 발표 전 AFP에 "맘다니는 모든 험악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서 고전할 것"이라며 "모두가 칼을 빼 들고 있고, 뉴욕은 통치하기 매우 어려운 도시"라고 지적했다.
한편 또 다른 민주당 텃밭인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서는 미키 셰릴 민주당 하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잭 시아타렐리 공화당 후보를,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애비게일 스팬버거 전 민주당 하원의원이 공화당 소속 윈섬 얼 시어스 부지사를 이겼다.
뉴저지주와 버지니아주는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각각 두자릿수의 득표율 차이로 트럼프를 이긴 곳이다.
뉴저지주는 민주당이 수성에 성공했고, 버지니아주는 4년 전 뼈아픈 일격의 패배를 딛고 탈환에 성공했다. 스팬버거 전 의원은 버지니아 첫 여성 주지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를 재획정하는 '주민발의안 50(Proposition 50)'의 주민투표는 2대 1 비율로 승인됐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으로부터 5개의 하원 의석을 추가로 가져올 수 있도록 선거구를 재구성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는 앞서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하명에 따라 공화당이 우세한 텍사스주에서 연방 하원 의석을 5석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선거구 개편을 추진한 데 대한 맞불 성격으로 추진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 당선 1주년(5일)을 앞두고 민주당 텃밭에서 치러진 '미니 지방선거'는 모두 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X에 "민주당이 전국에서 트럼프와 공화당 극단주의자들을 압도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투표용지에 트럼프가 없었고 정부가 폐쇄된(셧다운) 것이 오늘 밤 공화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두 가지 이유'라고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