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보도지침에 기자단 철수하자…'극우 논객' 루머 들어와

극우 매체 위주로 새 기자단 구성…인플루언서도 포함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가 2024년 9월 10일(현지시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이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의 토론에 앞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모습. 2024.09.10.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거의 모든 미국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당국의 새로운 보도지침 서명을 거부하고 자진 철수한 뒤 '극우 논객' 로라 루머가 새로운 출입기자로 합류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루머가 국방부 취재 자격을 부여받았다고 보도했다.

루머는 백악관 취재 출입증도 신청한 상태로,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이주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달 출입기자들에게 기밀 여부와 무관하게 국방부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자료는 입수하거나 사용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경우 출입 자격을 정지한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을 요구했다.

국방부 직원에게 정보를 요청하는 행위도 '보안 위협'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취재하는 기자들의 언론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는 반발이 일었다.

이에 WP와 뉴욕타임스(NYT), CNN 등 유력 매체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우호적인 보도를 해 온 폭스뉴스 등 보수 성향 언론사도 서명을 거부하고 기자실을 떠났다.

국방부 규정을 공식적으로 수용한 언론사는 미국 내에서 뉴스맥스나 폭스뉴스보다 더 보수 성향으로 통하는 원 아메리카 뉴스(OAN)가 유일하다.

이후 구성된 새로운 출입기자단에는 게이트웨이 펀딧, 포스트 밀레니얼, 마이필로 설립자 마이크 린델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린델TV 등 극우 매체들이 다수 포진했다. 루머를 비롯한 독립 언론 기자들과 정치 인플루언서들도 포함됐다.

이들 매체는 과거 국방부를 정기적으로 대면 취재한 적은 없지만, 국방부의 보도 지침 서약서에는 서명했다.

루머는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정치 컨설턴트로 과장된 퍼포먼스, 이슬람 혐오 발언, 트럼프 행정부 현직자와 지명자 등에 대한 온라인 '검증'을 통해 극우 진영에서 이름을 알려 왔다. 혐오 발언으로 인해 2018년에는 트위터에서, 2019년에는 페이스북에서 차례로 퇴출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후 여러 차례 루머와 만났다. 루머는 자신이 국가안보국(NSA) 고위 간부 해임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보안 인가가 취소된 전·현직 정보 당국자 37명 명단 작성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