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들어오지 마"…美백악관, 기밀보호 명목 대변인실 출입 제한

국방부 '사전승인' 지침 이어…"일부 기자들이 비공개회의 엿들어"주장
출입기자들 반발…"투명성 저해 행위, 조처 철회해야"

캐롤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자료사진) ⓒ AFP=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밀정보 보호를 명분으로 백악관 대변인실이 있는 '어퍼 프레스'에 대한 기자들의 출입을 전격 금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31일(현지시간) 이메일 공지를 통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와 가까운 '어퍼 프레스'(upper press) 구역에 대한 언론 출입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웨스트윙 140호에 있는 어퍼 프레스는 백악관 대변인과 공보국장 등이 근무하는 사무실이다. 그동안 기자들은 이곳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취재 활동을 벌였다.

NSC는 "기밀 자료 접근에 관한 모범사례 준수를 보장하기 위한 조처"라면서 앞으로 사전 약속이 있는 기자들만 출입을 허용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전에는 기자들이 별도의 약속 없이도 대변인실을 방문해 레빗 대변인이나 스티븐 청 부대변인 등 주요 인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

NSC는 일부 기자들이 허가 없이 민감 정보를 촬영하거나 비공개회의를 엿듣는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번 조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대변인실 같은 주요 언론홍보 공간에 대한 접근 제한은 투명성을 저해하고 정부 책임성을 약화할 것"이라고 비판하며 조처 철회를 요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언론 압박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9월 국방부는 출입 기자들에게 기밀이 아닌 정보라도 사전에 승인받지 않은 내용을 보도하면 출입 자격을 박탈한다는 서약서 제출을 요구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서명을 거부하자 보수 성향 폭스뉴스를 포함한 40여 명의 기자들이 국방부 기자실에서 집단 퇴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만' 표기를 '미국만'으로 바꾸라는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AP통신 기자들의 대통령 집무실과 전용기 취재를 금지했다. 이 조처는 법원에서 '수정헌법 제1조 위반' 판결을 받았지만, 백악관은 항소를 제기하며 통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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