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너지부, AMD와 'AI 슈퍼컴' 공동개발…"핵융합·암치료 혁신"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에너지부가 반도체 기업 AMD와 10억 달러(약 1조4300억 원) 규모의 협력을 맺고, 핵융합 에너지·암 치료·국가안보 등 복잡한 과학 문제 해결을 위한 슈퍼컴퓨터 두 대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프로젝트가 미국의 과학 연구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AI 슈퍼컴퓨터는 기존 슈퍼컴퓨터와 달리 AI 중심의 계산 능력을 통해 실험 설계와 시뮬레이션을 혁신할 것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태양의 핵융합 반응을 재현하고 분석하는 데는 AI 시스템의 연산 능력이 큰 도움이 된다.

첫 번째 슈퍼컴퓨터 '럭스(Lux)'는 향후 6개월 내 구축돼 가동될 예정이며, AMD의 MI 355X 인공지능 칩을 중심으로 CPU와 네트워크 칩도 AMD 제품이 사용된다. 럭스는 AMD,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가 공동 개발한다. ORNL의 스티븐 스트라이퍼 소장은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약 3배 높은 AI 처리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슈퍼컴퓨터 '디스커버리(Discovery)'는 MI430 시리즈 AI 칩을 기반으로 고성능 컴퓨팅에 최적화된 설계가 적용되며, 2028년 납품 후 2029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MI430은 기존 MI400 시리즈에 AI 응용 기능을 결합한 특수 버전으로, 리사 수 CEO는 "AI와 전통적 슈퍼컴퓨팅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들 슈퍼컴퓨터는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암 치료 시뮬레이션, 핵무기 관리 등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끌 것"이라며 "향후 2~3년 내 실용적인 핵융합 에너지 활용 경로가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향후 5~8년 안에 암을 치명적인 질병이 아닌 관리 가능한 상태로 바꾸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에너지부는 슈퍼컴퓨터를 호스팅(공간 제공과 운영 의미)하고, 기업들은 장비와 자본을 제공하며, 양측은 컴퓨팅 자원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AI 기반 슈퍼컴퓨팅 자원을 민간과 정부가 공동 개발·공유하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