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중국해서 필리핀 선박과 충돌한 중국 규탄…"지역 안정 해쳐"

"1951년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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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정부는 지난 12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발생한 중국과 필리핀의 선박 충돌 사건에 관해 중국 측을 강하게 규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남중국해 티투섬 인근에서 필리핀 수산지원국 선박을 들이받고 물대포를 발사한 중국의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우리는 지역 안정을 저해하는 중국의 위험한 행동에 맞서는 필리핀 동맹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과 이를 이웃 국가들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점점 더 강압적으로 추진하는 행동은 지역의 안정을 계속해서 저해하며,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기존 약속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1951년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 제4조가 남중국해 어디서든 필리핀 군대(해안경비대 포함)와 공공 선박, 또는 항공기에 대한 무력 공격에 적용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지난 12일 중국 해경선은 티투섬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어민들을 지원하던 정부 선박 'BRP 다투 파그부아야'호에 접근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선체를 들이받아 손상을 입혔다.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은 필리핀 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 2척이 중국 정부 허가 없이 샌디 케이(중국명 톄셴자오) 인근 해역에 불법 진입했으며 필리핀 선박 중 한 척이 위험하게 접근해 충돌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이 충돌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몇 달 사이 중국은 물대포와 레이저 등 회색지대 전술을 동원해 필리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지난달에도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양국 선박이 충돌해 필리핀 선원 1명이 다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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