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 인질광장 기쁨·긴장 교차…네타냐후 사저 앞은 고요
20명 중 7명 풀려났다는 소식에 박수·포옹…13명도 곧 석방
"2년 억류 인질들, 인간 정체성 회복 필요…이제 시작"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질 광장엔 생존 인질 귀환으로 기쁨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합의에 따라 2년간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마지막 생존 인질 20명은 이날 오전 풀려난다.
이스라엘 시민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이스라엘 국기를 들거나 인질의 사진을 든 채 인질 광장에 모였다. 약 6만 5000명의 시민이 인질 광장에 운집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인질 광장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 인질의 가족이 등장하거나 인질 광장이 생중계될 때마다 시민들은 곳곳에서 박수를 터트리며 인질 송환을 기다렸다.
이날 오전 8시쯤 7명의 생존 인질이 먼저 풀려났다는 소식에 인질 광장은 한 때 환호로 뒤덮였다. 많은 시민은 서로 포옹하고 노래하며 국기를 흔들었다.
CNN은 이날 "첫 번째 인질 그룹이 적십자에 인도됐다는 뉴스가 나오자 인질 광장에 모인 군중 전체가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약간의 두려움도 함께 감돌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생존 인질의 상태를 모르는 데다, 일부는 끝내 시신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인질·실종가족포럼 보건팀은 NBC뉴스에 생존 인질들은 "의료 서비스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회복도 필요하다"며 "이 과정은 석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석방으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하마스가 이날 인질 송환 직전 공개한 생존 인질 20명 명단엔 군인인 타미르 님로디(20)와 네팔 출신 학생 비핀 조시(24)는 포함되지 않았다. 두 사람을 포함해 이스라엘 인질 28명은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
생존 인질의 자택에도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인질 광장·생존 인질의 자택과는 대조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의 사저 근처는 사실상 텅 비었다. 지난 2년 동안 시위로 인해 끊임없이 교통이 통제됐던 네타냐후 총리의 사저 앞은 섬뜩할 정도로 고요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전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 관저 밖에선 아직 200명의 시민이 모여 대형 스크린으로 인질 석방을 지켜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관저 앞에서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과 만난 로리 탐리스 마데러는 "정말 기쁘다"며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인질들의 귀환과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축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생존 인질 20명 중 7명은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2시)쯤 중재 역할을 맡은 적십자에 인도됐다. 나머지 생존 인질은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쯤 돌아온다.
하마스가 이 외에 사망 인질 28명의 시신까지 송환하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2000명을 석방할 예정이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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