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격화, 美자본시장 일제 급락…코스피엔 기회일 수도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610선으로 상승 마감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지난 주말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 자본시장이 일제히 급락했다. 이에 따라 13일 한국 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제 자본시장에서 탈달러 현상이 발생,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코스피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지난 10일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하자 미국증시는 물론, 암호화폐(가상화폐), 국제유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미국증시에서 다우는 1.90%, S&P500은 2.71%, 나스닥은 3.56% 각각 급락했다. 특히 그동안 랠리했던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나스닥의 낙폭이 컸다.

이 같은 낙폭은 지난 4월 2일 트럼프가 ‘해방의 날’로 명명하고 전 세계에 관세 폭탄을 퍼부은 이후 최대다.

미증시 트레이더들. ⓒ 로이터=뉴스1

암호화폐도 리플이 한때 30% 폭락, 1.84달러까지 추락하는 등 일제히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10%, 이더리움은 15% 각각 폭락했다.

국제유가도 미중 무역전쟁 고조로 세계 경기가 둔화해 원유 수요가 줄 것이란 우려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이 4% 이상 급락했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로 10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물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도 금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앞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취했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트럼프가 또다시 관세 폭탄을 퍼부은 것.

이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할 것이란 우려도 미국 자본시장이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한국 증시의 주도주인 반도체주가 급락했다. 엔비디아가 5% 가까이 급락하자 경쟁업체 AMD가 8% 가까이 폭락하는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 반도체지수가 6.32% 급락했다.

10일 반도체지수 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이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랠리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오히려 달러 자산 매도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한국 증시에는 장기적으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지난 10일 6대 통화와 가치를 비교하는 ‘달러 인덱스’는 0.55% 하락한 98.73포인트를 기록했다. 미국 자본시장에서 달러 자산 매도 현상이 나타난 것.

달러 자산 매도 현상이 본격화하면 그동안 소외됐던 이머징마켓(신흥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한국 증시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친시장적 정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6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연일 랠리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 반도체주는 미국 반도체주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승인이 늦어지면서 전 세계 반도체 랠리에서 소외됐었다.

엔비디아가 결국 삼성전자의 HBM을 승인했다는 소식으로 최근 들어서야 랠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있어 보인다.

친시장적 정책과 반도체 랠리가 지속된다면 달러 자산 매도 현상은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