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 평화구상 발표…네타냐후 "하마스 거부시 끝장"(종합)
이스라엘군 단계적 철수·국제안정화군으로 대체…트럼프 수장인 평화위원회로 현지 통치기구 감독
가자 재건 구상도 담고 주민 이주는 배제…"하마스 동의하면 72시간 내 인질 석방해야"
- 류정민 특파원, 김지완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와 평화위원회 및 국제안정화군(ISF) 창설 등을 골자로 하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안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가자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기자회견 직전에 총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종합계획을 배포했는데, 여기에는 전쟁 종식을 위한 단계적 이스라엘군 철수와 이를 대체할 병력 투입 계획 외에도 대규모 재개발 및 특별경제구역 신설 등과 같은 개발 계획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 구상에 합의할 경우, 하마스가 72시간 안에 모든 인질 및 유해를 송환하고, 이스라엘도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2023년 10월 7일 이후 구금된 가자지구 주민 1700여명을 석방하도록 했다.
아울러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참여하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평화위원회는 팔레스타인인으로 구성된 현장의 임시 통치기구를 감독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이 아랍 및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해 가자지구에 즉시 배치할 국제안정화군을 창설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서는 도시 개발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을 구성할 계획이며, 특별경제구역을 설립해 참여국에 관세 우대와 시장 접근 혜택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누구도 가자지구를 떠나도록 강요받지 않을 것이며 사람들이 가자지구에 머물도록 장려할 것'이라며 당초 주장했던 가자지구 주민들의 집단 이주계획을 배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 계획에 동의하고 우리가 함께 노력한다면 수년, 수십 년, 심지어 수 세기 동안 목격해 온 죽음과 파괴를 종식하고 이 지역 전체에 새로운 안보, 평화, 번영의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 믿어준 데 대해 감사하다"라며 사의를 표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은 더 이상 가자를 점령하지 않을 것이며, ISF가 치안을 맡고 이스라엘군은 철수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 구상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동의만을 남겨두고 있다며 "하마스도 이 일을 이루고 싶어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로부터 긍정적인 답이 오기를 바란다"면서도 "하마스가 거부하면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여러 나라들이 어리석게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의 국가 인정에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은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원한다"면서 "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라고 요구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바로 그것(책임)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종합계획 19번째 항목에서도 가자지구 개발이 진전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해당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할 때 팔레스타인의 자결권과 국가 수립을 향한 신뢰할 만한 길이 마침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이번 평화안에 동의하고, 이후 평화구상이 이행되는 것을 지켜본 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네타냐후 총리는 회견에서 "저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당신의 계획을 지지한다"라고 화답했다.
네타냐후는 "이 계획은 우리의 전쟁 목표를 달성하고 모든 인질을 이스라엘로 송환하며 하마스의 군사력을 해체하되 정치적 지배를 종식해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무장 해제하고 가자지구가 비무장화된 만큼 철수할 것"이라며 "하마스가 이 계획을 거부하면 이스라엘이 직접 이 일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아직 평화 구상안 제안을 받지 않았으며 이를 받는다면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지난 9일 도하를 공습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훌륭한 통화였다"라면서 미국, 이스라엘, 카타르가 참여하는 "3자 간 안보 메커니즘을 출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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