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그람 기지 반환" 위협 직후…탈레반, 억류 미국인 석방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미국 정부의 인질 특사 애덤 보엘러의 방문 이후 또 한 명의 미국인을 석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엘러 특사의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에 바그람 공군기지 통제권을 미국에 반환할 것을 촉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아프가니스탄에 "나쁜 일"이 닥칠 것이라고 위협한 지 일주일 만에 이루어졌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억류돼 있던 아미르 아미리가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석방됐으며, 이날 저녁 도하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아미리가 올해 탈레반에 의해 석방된 다섯 번째 미국인이라며, 앞서서는 8개월간 억류됐던 영국인 부부도 함께 풀려났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SNS 플랫폼 X를 통해 "그의 석방을 도와준 카타르에 감사하다"며 "대통령은 해외에서 부당하게 억류된 모든 미국인이 귀국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억류된 외국인들은 업무나 여행, 인도주의 활동 등으로 갔다가 체포되거나 억류된 경우가 많다.
한편, 친서방 정권 시절의 고위직인 아흐마드 하비비도 여전히 억류 중인데 그의 형제는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협상도 '전원 석방' 원칙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하비비가 제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약을 여러 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측은 하비비를 억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비비는 아프가니스탄 민간항공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탈레반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바그람 공군기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군이 사용했던 주요 기지로, 2021년 미군 철수와 친미 정권 붕괴 이후 탈레반이 점령했다.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바그람 재점령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첨단 방공망 배치가 필요할 수 있어 사실상 아프가니스탄 재침공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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