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타이레놀 공격 이유는 제도권 보건 당국 불신 탓"

"트럼프, 제약회사 돈 받은 의료계·보건당국이 정보 숨겼다고 믿어"
"근거 없다"는 의료계 비판에도…"트럼프, 비판론자 전혀 안 믿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아동 자폐증과 임신 중 타이레놀 개연성에 대한 조사 착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5.09.22.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폐증의 원인으로 타이레놀을 지목한 배경에는 공중 보건 시스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깊은 불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폴리티코는 23일(현지시간) 3명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타이레놀 공격은 보건 당국에 대한 그의 불신을 반영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당국에 대한 불신을 연설에서도 드러냈다. 그는 "나는 항상 자폐증과 그 발생 원인에 대해 매우 강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며 공중보건 당국이 지나친 신중함으로 인해 정보를 숨기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제약회사로 은퇴하려는 평범한 공중보건 관료나, 그 회사들로부터 돈을 받고 아이들에게 백신과 약을 처방하는 의사처럼 들리지 않는다"면서 "물론 그들은 지금 상처 입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부모들에게 단 한마디의 경고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자폐증 발병률은 2000년 150명 중 1명에서 3년 전 31명 중 1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폐증 발병이 타이레놀 때문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보좌진에게도 골칫거리가 됐다.

관계자 2명은 "여성들이 불필요하게 조심하는 것이 아기에게 해를 끼칠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낫다"라는 대통령의 견해에 보건 당국자들이 어쩔 수 없이 동의해야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박과 함께 자폐증 발병률 증가는 진단 기준 변화와 인식 제고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론자들의 주장을 전혀 신뢰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들이 자폐증 문제를 방치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레놀 복용이 안전한 진통법이라는 한 의사 단체 주장에 대해 "그들은 기득권"이라며 이들이 "여러 단체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타이레놀 발표가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원래 오는 29일 타이레놀 관련 내용을 포함한 31개의 가설에 대한 연구 현황을 발표하고 내년에 연구의 초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 보건 당국자들과 로버트 F. 케네디 보건복지부 장관이 꺼렸음에도 불구하고 22일 발표를 고집했다는 것이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