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2차대전 기록 왜곡해 대만 압박에 사용" 비판

中외교 "카이로·포츠담 선언, 日에 中영토인 대만 반환 명시" 주장
美재대만협회 "그 어떤 문서도 대만의 최종적 정치적 지위 결정 안해"

ⓒ News1 DB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관련 문서를 왜곡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실상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이 대만을 복속시키려는 강압적 캠페인을 뒷받침하기 위해 △카이로 선언 △포츠담 선언 △샌프란시스코 조약 등 2차대전 시기 문서를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T는 "중국의 서사는 명백한 거짓이며 그 문서 중 어느 것도 대만의 최종적인 정치적 지위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허위 주장은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더 큰 캠페인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15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발언에 대한 반박이다. 당시 왕 부장은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은 일본이 중국에서 훔쳐 간 모든 영토, 즉 대만을 반환하도록 명시했다"며 "이는 2차대전의 반박할 수 없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당시 대만은 즉각 반발했다.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정치적 선언인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보다 우선한다"며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대만을 중화인민공화국에 할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한 번도 통치한 사실이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1951년 일본이 대만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대만의 주권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 중국은 자국이 조약 당사국이 아니었기에 해당 조약이 불법이고 무효라는 입장이다.

대만을 사이에 둔 미국과 중국의 날 선 공방은 종전 80주년을 맞아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중국은 지난 3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도로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대내외에 군사력을 과시했다. 최근 중국 항공모함 푸젠함도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등 군사적 긴장 수위도 높아졌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