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피격 사건 용의자 체포…트럼프 "범인 잡았다"

FBI, 고성능 저격총 확보·영상 공개…정치권 "폭력은 민주주의 위협"

11일(현지시간) 총격으로 피살된 미국의 극우성향 논객 찰리 커크의 시신이 안치된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장례식장에 그의 지지자들이 성조기를 들고 모여 있다. 커크는 10일 유타주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열린 공개토론 행사에서 피격됐으며 용의자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2025.09.11 ⓒ 로이터=뉴스1 ⓒ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보수 성향 정치운동가 찰리 커크가 피격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잔혹한 암살"이라고 규정하며, 24시간 넘게 이어진 대대적인 수색 작전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커크는 지난 10일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열린 '내가 틀렸다고 증명하라'는 이름의 토론 행사 도중 저격수의 총탄에 목을 맞고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는 약 3000명의 청중이 있었으며, 총성이 울리자 관중들은 혼비백산해 대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범인을 잡은 것 같다"며 "용의자를 알고 있던 지인이 자진 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방수사국(FBI)는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성능 볼트액션 저격총을 인근 숲에서 발견했다며 감시카메라에 찍힌 용의자의 흐릿한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 속 인물은 검은 상의와 선글라스, 야구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상의에는 미국 국기를 배경으로 독수리가 날아가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FBI와 주 당국은 용의자가 행사 시작 직전 캠퍼스에 도착해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뒤 총격을 가했으며, 이후 인근 주택가로 도주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현장에서 발견된 손바닥 자국과 발자국 등을 분석 중이다.

유타 공공안전국 보 메이슨 국장은 "용의자가 대학생 연령대로 보이며 캠퍼스에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커크는 보수 성향 학생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공동 창립자이자 대표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다. 그는 총기 규제 반대, 반이민 정책, 종교 자유 등을 지지하며 젊은층 보수 지지 기반을 넓혀온 인물이다.

커크는 두 자녀를 둔 가장으로 논쟁적 주제에 대해 공개 토론을 즐기던 인물로, 좌우를 막론한 비판자들과도 직접 대면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이번 유타 밸리 방문을 포함해 미국 대학가를 순회하는 '아메리칸 컴백 투어'의 일환으로 총 15개 캠퍼스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커크의 사망은 미국 정치권과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으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정치적 폭력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에게 미국 최고 민간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추서하겠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