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美와 첫 대러 제재 조율…제재특사 워싱턴 방문

러 원유 밀수출 '그림자 선단' 제재 등 포함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한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다. 2025.8.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함께 은행과 에너지 부문을 겨냥한 대(對)러시아 제재 방안을 조율 중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오설리번 EU 제재 특사가 포함된 대표단은 이날 워싱턴DC를 방문해 제재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EU는 조만간 19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으로, 미국과의 첫 조율을 거쳐 공동 행보를 취할지 주목된다.

논의 중인 제재에는 △러시아산 원유를 밀수출하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선박에 대한 제재 △러시아 유조선 재보험 금지 △제3국 활동 러시아 석유 트레이더 제재 △로스네프트·루코일 등 주요 정유사 제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추가로 △러시아 군수 산업에 쓰이는 물자와 화학제품의 수출 금지 △중국 기업을 포함한 해외 공급업체에 대한 무역 제재 △제재 대상 선박을 취급하는 항만에 대한 비자 제한 △군사적 응용이 가능한 인공지능(AI) 관련 제재 등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러시아는 그 뒤로도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맹폭을 퍼붓고 있다.

지난 7일 러시아는 밤사이 우크라이나에 드론 810대와 미사일 13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 페체르스키 지역에 있는 정부 청사가 파괴됐다. 정부 청사가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키이우 중심부의 주거용 건물들도 공격받아 산모와 갓 태어난 아기가 숨지고 최소 17명이 다친 것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피해가 보고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로부터 "러시아에 대한 2단계(phase two) 제재에 착수할 준비가 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준비됐다"고 답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유럽 파트너들이 우리를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