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퉁퉁 부은 사진에 '건강 이상설' 돌더니…"디지털 조작"

AP통신 과거 촬영 원본 조작 가해…3년 전부터 인터넷서 확산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홍보실 "편집된 것…비웃으라고 올렸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홍보실이 X(@GovPressOffice)에 올린 사진.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어 있는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돼 한때 '건강 이상설'까지 돌았지만 이는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4일(현지시간) 팩트체크 전문 사이트 스놉스(Snopes)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홍보실은 전날 문제의 사진을 별다른 설명 없이 X(구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 사진은 X는 물론 스레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스놉스는 "역 이미지 검색과 분석 결과 이 이미지는 디지털로 조작된 것으로 가짜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원본 사진은 2022년 7월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열린 LIV 골프 베드민스터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AP통신의 사진기자가 촬영한 것이었다.

조작된 사진과 원본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정, 빨간색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 '트럼프 뉴욕'(Trump New York) 로고가 달린 흰색 카라 셔츠가 모두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원본 사진 속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은 훨씬 갸름하고 주름도 희미하다. 같은 날 촬영한 다른 사진에서도 마찬가지다.

논란이 된 사진은 이미 3년 전부터 소셜미디어에 떠돌던 것으로, 2022년 X와 레딧 게시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레딧에 올라온 사진 속 트럼프 대통령의 모자 글씨는 '배신자'(Traitor)로 바뀌어 있다.

이지 고든 뉴섬 주지사 홍보국장은 스놉스의 질의에 "당연히 편집된 것이다. 그래서 더 웃긴 것이 아니겠나"라며 "우리는 전 세계에서 미국 대통령이라는 어리석고 치매에 걸린 사람을 비웃을 수 있도록 올린 것"이라고 답했다.

뉴섬 주지사 홍보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강화해 왔다. 주로 트루스소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글쓰기 버릇을 모방하거나 밈을 활용하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문제에 대한 의혹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의 다리 부종, 손등의 멍과 관련해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흔한 질환인 만성 정맥 기능부전을 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노동절 연휴 직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거짓 소문이 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직접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