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손 들어준 美법원…트럼프 '20억불 지원금 동결' 무효화

"학내 반유대주의 관련 조사도 없이 조치…진정한 목적 의문"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 대학교 상징. 2022.01.26/news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 연방지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금 20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를 동결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앨리슨 버로스 판사는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를 이유로 행정부가 하버드대에 연구 자금을 동결한 명령을 무효화했다.

버로스 판사는 자금이 동결될 당시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관련 행정부의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반유대주의에 맞서는 것이 행정부가 하버드를 상대로 조치를 취한 진정한 목적임을 보여주지 않는다"면서 "설령 그것이 목적이라고 해도 반유대주의에 맞서는 것은 수정헌법 제1조를 희생시킴으로써 달성될 수 없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수정헌법 1조는 종교의 자유와 언론·출판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을 규정하고 있다.

앞서 하버드대는 트럼프 행정부가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및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근절 등을 이유로 교내 정책 변경을 요구하자 '학문의 자유 침해'라며 거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동결했다.

CNN은 이 판결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직접적 표적이 된 대학 중 유일하게 백악관을 법정에서 정면으로 맞선 하버드에게 큰 승리를 안겨줬다"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와의 싸움을 더욱 격화시킬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리즈 휴스턴 백악관 대변인은 CNN에 "하버드 대학교는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으며 수년간 차별이 캠퍼스를 괴롭히도록 방치했다"면서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