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트럼프 아래 똘똘 뭉친 것 같지만…6개 계파 긴장관계"

마가·전통 공화당·재정 매파·기독교 우파·테크 우파·민주당 출신 우파 공존
WP "관세·감세·이민정책·대외개입 등 개별 사안서 수시로 이견·충돌"

미국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로고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워싱턴포스트(WP)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이 6개 계파로 쪼개져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 계파들은 2기 트럼프 행정부 이후 관세, 불법 이민자 추방, 연방정부 예산 삭감과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문제에서 이견을 보였다. 그러나 공화당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계파들을 통솔해 대규모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가까스로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지금과 같은 단결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진영 핵심 인사인 스티브 배넌은 "미국 정치에서 사람들과 계파가 서로 싸우는 것은 독특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월22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의 취임을 축하하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첫 번째 계파로는 반(反)이민, 반개입주의 성향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들이 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믿으며 친노조 정책, 부유층 증세와 같은 전통적 공화당 기조와 반대되는 정책도 주장한다.

특히 억만장자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 등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마가 계파 인사로는 JD 밴스 부통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이 있다.

존 튠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3월 17일(현지시간) 주간 정책 오찬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3.17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우영 기자

두 번째로 감세, 작은 정부(군대는 예외), 자유 무역 등을 주장하는 친기업 성향의 전통적 공화당 계파가 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수십년간 공화당에 몸담은 인사들이 이 계파로 분류된다.

이들은 1기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에 주도적 역할을 맡았으나, 호텔이나 농업 등 특정 직종에 종사하는 불법 이민자 추방, 고관세 부과 등 일부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부정적이어서 마가 계파와 일정 수준의 긴장 관계에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플로리다 주지사인 론 디샌티스가 지난해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州) 안케니에서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투표에 앞서 열린 유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4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세 번째로 '작은 정부' 보수주의자와 긴축 재정을 주창하는 재정 매파 성향의 계파가 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랜드 폴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 등이 이 계파로 분류되며 이들 중 상당수가 고보수주의 성향의 '티파티' 소속이었다. 이들은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에 대한 의견이 갈리지만, 성소수자, 낙태 등 사회문화적 이슈에 대해서는 보수적 입장을 취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이크 존슨 미국 의회 하원의장이 지난 7월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및 지출안을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의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법안은 찬성 218(전원 공화당)대 반대 214(민주당 및 민주당 성향 무소속 212 + 공화 2)로 하원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두게 됐다. 2025.07.03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네 번째로 기독교 신념에 기반해 사회문화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종교적(기독교) 우파'가 있으며, 루이지애나 출신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오클라호마 출신의 제임스 랭크퍼드 상원의원 등 남부 침례교 출신 의원들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낙태 시술을 하는 클리닉에 대한 보험료 지급을 막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정책에 영향을 끼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주장한 전국적으로 낙태를 금지하는 개헌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 6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25.6.1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비교적 최근 공화당에 합류한 계파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속한 실리콘밸리 출신의 '테크 우파'가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과 바이오기술,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완화, 온라인상 검열 철폐를 주장하며 고숙련 외국인 기술자 유치를 주장해 반이민 성향의 포퓰리스트 계파와 충돌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 20일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예산 관련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2025.5.2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등 공화당으로 넘어온 민주당 출신 인사들도 있다. 특히 반(反)백신 성향의 케네디 장관은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운동의 대표격 인물이다.

이들은 마가와 전통적 공화당 계파와 긴장 관계에 있다. 마가 성향의 극우 논객 로라 루머는 케네디 장관이 임명한 보건복지부 일부 인사들이 민주당과 연관이 있다며 그를 공격했다. 개버드 국장은 공화당 매파로부터 러시아와 시리아 등에 유화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