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트럼프 눈엣가시' 존 볼턴 자택 압수수색

기밀 정보 불법 유출 여부 조사한 듯

2019년 5월 1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과의 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대화하는 동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존 볼턴이 경청하고 있다. 2025년 8월22일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각료였지만 현재는 그의 강력한 비판자가 된 볼턴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의 자택을 급습했다고 뉴욕포스트와 폭스뉴스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FBI 요원들은 이날 오전 7시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베서다에 위치한 볼턴의 자택을 수색했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캐시 파텔 FBI 국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다. 파텔 국장은 압수수색 시작 직후 X에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FBI 요원들이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쓴 의미심장한 글을 올려 수색 사실을 암시했다.

댄 봉기노 FBI 부국장은 해당 글을 공유하며 "공직 부패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볼턴의 X에는 FBI 요원들이 자택에 머무르던 오전 7시 32분께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가뜩이나 볼턴의 회고록에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바이든 수사와 연계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우크라이나 관련 언급은 민감한데 관련한 말을 한 것이다.

볼턴은 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절대로 영토를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노벨 평화상을 원하기 때문에 회담은 계속될 것이지만, 나는 이 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이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썼다.

볼턴은 지난 2020년 출간한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 기밀 정보를 포함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책의 출간을 막으려고 볼턴이 고용 조건으로 서명한 비밀 유지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출간은 막지 못했다.

그후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는 2020년 9월 해당 책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볼턴을 제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정권으로 바뀌면서 2021년 6월 법무부는 수사를 종결하고 소송도 취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의 압수수색이 볼턴이 기밀 정보를 불법적으로 공유하거나 소지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수사 과정에서 볼턴이 구금되거나 체포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정책에 대한 '강력한 의견 차이'를 이유로 볼턴을 1기 행정부에서 해임했다. 대표적인 대외 강경파 인사인 볼턴은 북한과 이란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다. 경질된 후 볼턴은 각종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해 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