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많은 죽음은 무슨 의미였나"…미러 회담 앞 우크라 분노·좌절

"영토 내주려 3년 반 싸운 것 아냐…우리 없이 뭘 결정하나"
"힘으로 동부 수복 어려워…안타깝지만 우리가 영향 못미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5.6.17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5일 알래스카 회담에서 '영토 교환' 등의 전쟁 종식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동요하고 있다. "당사자 없는 논의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분노가 넘치지만,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좌절과 이제 전쟁을 끝내고 싶다는 무력함도 흐른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의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대신, 러시아는 자신들이 점령한 하르키우주·수미 지역에서 철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토 양도를 포함한 계획을 강경하게 거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는 15일 진행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정작 당사자인 젤렌스키 대통령과 인접한 유럽이 배제된 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키이우 시내에서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대체로 당사자 없는 논의와 영토 교환안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군인인 비탈리는 "영토를 내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일을 위해 3년 반 동안 싸운 것이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없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며 분개했다.

전사한 군인의 부인인 나탈리야 프리호드코 역시 "이 모든 것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없이 어떻게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있나"라며 "이 많은 죽음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저는 남편을 잃었고, 이렇게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비통해했다.

프리호드코는 "저는 (러시아가)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며 "모든 협상은 눈속임일 뿐이고 전부 돈 문제"라고 꼬집었다.

IT업계 종사자인 로만 또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참여하지 않는 상태에서 논의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어떤 경우든, 합의가 만약 체결된다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일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어떤 형태로든 합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군사적 수단으로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행정관으로 일하는 안토니나 피들리스나는 "이미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으므로 (영토 교환은)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단지 두 지역뿐이라면 원칙적으로는 그 결정을 지지한다"면서도 "러시아가 자포리자주를 포함해 그 너머로 나아가려는 계획이 있다고 생각해 무섭다. 전쟁이 가능한 한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우려했다.

변호사인 아르템 니키틴은 "불행히도 우리는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솔직히 말해 이성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