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노예제 옹호 남부연합 장군 동상 다시 세운다
2020년 플로이드 사태 당시 시위대가 철거한 앨버트 파이크 동상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이 2020년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철거된 남부 연합 장군의 동상을 워싱턴DC에 재설치한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주인공은 앨버트 파이크 장군으로,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부 연합 장군이었을 뿐 아니라 프리메이슨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프리메이슨은 중세의 석공 길드에 기원을 둔, 형제애·도덕·자선·진리 추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 비밀결사 단체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NPS는 성명을 통해 앨버트 파이크 동상 재건립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초에 발표한 두 가지 행정명령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는 "컬럼비아 특별구(워싱턴DC가 있는 곳)를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들기"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역사의 진실과 건전한 정신 회복" 행정명령이었다.
NPS는 파이크 동상이 "철거 이후 안전하게 보관돼 있고 현재 복원 작업 중"이라면서 2025년 10월까지 동상을 재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이크의 동상은 2020년 6월 시위대가 밧줄을 걸어 끌어내리고 불태웠다. 남부 연합 장군이었던 점에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에게 46세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 흑인 인권을 주장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던 시기였다.
파이크의 동상은 워싱턴DC 내에 있었던 유일한 남부 연합 장군 기념비였다. 워싱턴DC가 남부 연합 소속 지역은 아니다. 도리어 남북전쟁 당시는 노예제 폐지를 원한 북부연방의 수도였다. 그런데 파이크의 동상이 미국 수도에 서게 된 것은 프리메이슨에 대한 그의 공헌을 기리는 의미에서였다.
당시 1기 집권 중이던 트럼프는 파이크 장군 동상 철거를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당시 트위터에 "워싱턴DC 경찰은 동상이 철거되고 불타오르는 것을 보기만 하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자들은 즉시 체포되어야 한다"라고 썼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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