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적과 동맹 구분없이 무차별 관세…결국 美안보 위협"

"나토·韓·日 등과 동맹, 美에 대한 적대국의 공격 비용 증대 효과"
"가장 신뢰할 파트너에게도 관세, 동맹 결속력 약화…자제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2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갖기 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25.02.0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적과 동맹을 구분하지 않는 '무차별적' 관세가 동맹의 신뢰를 잃게 하고 결국 국가 안보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미국 경제 전문가가 경고했다.

컬런 헨드릭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21일(현지시간) PIIE 홈페이지에 게재한 '미국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 부과는 국가 안보를 훼손한다' 제하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헨드릭스는 미국의 군사 동맹 네트워크가 명목상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약 38%를 차지하는 60개 이상의 국가를 포함한다면서, 미국이 이러한 관계로부터 억지력 강화, 능력 향상, 전방 기지 확보, 고비용 미국 무기와 군사장비 시장 등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 방어 동맹 네트워크는 회원국이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을 모든 국가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도록 강제한다"면서 "이는 미국에 대한 공격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과 호주, 일본, 한국 등의 국가에 대한 공격으로도 간주된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에 대한 (적대국의) 공격 비용을 증대시킨다"고 말했다.

헨드릭스는 F-35 전투기나 이지스 전투시스템 등 미국이 매년 동맹국에 수천억 달러의 군사 장비를 수출한다면서 경제적 혜택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까지 동맹국들은 행정부의 관세 및 관세 위협에서 예외가 되지 않았다"면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조차 무시하는 관세는 동맹의 결속력을 약화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무역은 전선이 명확한, 즉 친구와 적을 구분할 수 있는 냉전과 같은 양극 체제에서 가장 쉽게 발전하고 다극 체제는 훨씬 유동적"이라면서 "국제 질서가 양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변화하고 있는지 의견이 분분한데, 미국 행정부는 이미 다극 체제로 결론이 정해졌다는 듯이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접근은 홉스주의자의 다극·비극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모든 국가가 잠재적 경쟁자이기 때문에 무역과 안보에서의 협력은 순전히 거래 관계여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무엇보다 미국의 승리를 추구한다"라고 지적했다.

헨드릭스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에서 핵심 파트너였던 일본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훨씬 더 균형 잡힌 입장을 유지하며, 미군 병력이 거의 주둔하지 않는 싱가포르에 10%만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근본적인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은 진정한 적과 경쟁자가 있으며,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아 전략적 취약점을 초래하는 핵심 광물 및 민감 제조업 분야 등에서 이러한 경쟁국과의 부문별 탈동조화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 접근 방식은 동맹과 적·경쟁국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에게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을 더 불리하고 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 안보와 번영은 강력한 동맹과 안보 파트너와의 예측 가능하고 규칙 기반의 무역을 통해 가장 잘 보장된다"라고 말했다.

헨드릭스는 "냉전 종식 이후 가장 많은 무력 충돌이 발생하고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전망이 지속되는 이 시점에 포괄적 관세를 통해 신뢰를 훼손하는 것은 결코 적절하지 않다"면서 "명확한 전략적 신호와 미국 동맹국에 대한 관세 자제가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제목의 로즈가든 행사에서 상호관세에 관한 연설을 하면서 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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