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서 발빼는 트럼프 6개월…中에 외교 주도권 넘겨줬다"

美민주당 첫 보고서 "국무부 인원 감축…中은 외교 예산 8.4% 증액"
"미국의 소리·자유아시아방송 예산 삭감도 우려…中 영향력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과 첼시의 피파(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자 경례하고 있다. 2025.07.13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외교적 주도권과 세계적 영향력을 넘겨줬다고 판단한 미국 민주당의 보고서가 발간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6개월에 대한 종합적인 첫 정치·정책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NYT는 이번 보고서가 우크라이나 지원 거부나 관세 영향보다 중국과의 경쟁을 국가 안보 비판의 핵심 축으로 삼은 부분이 흥미롭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먼저 국무부 인원 감축을 거론했다. 국무부의 미국 주재 직원은 약 17% 감소하고, 식량·의약품·교육에 중점을 둔 국제 원조 프로그램도 축소될 예정이다.

이와 달리, 중국은 외교 예산을 8.4% 증액했고 세계보건기구(WHO)에 5억 달러를 기부했으며 국제 교육과 문화 교류 프로그램에도 수십억 달러를 지속해서 쓰고 있다고 비교했다. 중국의 지출에 대해 보고서는 평화봉사단을 확대하고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교육을 지원하던 미국의 과거 행보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남반구 국가들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활용해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그려내고 있다"며 "지금까지 행정부는 미국이 중국의 선전에 대응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독재 정권의 장막을 뚫어온 언론 매체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VOA)와 '자유아시아방송'(Radio Free Asia·RFA)의 예산 삭감도 크게 우려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과거 상원의원 시절 해당 매체를 일부 지원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VOA·RFA 직원 대량 해고 결정엔 공개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주도한 진 섀힌 민주당 상원의원(뉴햄프셔주)은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한 가지엔 동의한다. 미국의 경제적·국가 안보 미래에 큰 위협 중 하나는 중국과의 경쟁이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한 이후로는 중국 대응과 관련해 조율된 전략적 대응을 약화시키는 결정을 연이어 내렸다"고 지적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