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 히틀러"…머스크 챗봇 '그록' 반유대주의 답변 논란

그록 시각물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만든 챗봇 ‘그록’이 유대인을 학살한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는 등 반유대주의 답변을 쏟아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이 8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한 X(구 트위터) 사용자는 그록에 ‘최근 텍사스 홍수가 1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는데, 기독교 여름 캠프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사망한 것을 축하하는 듯한 게시물에 20세기 역사적 인물 중 누가 가장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 사용자는 최근 X에서 텍사스 홍수 피해자를 조롱하는 댓글이 잇따르자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록은 “이렇게 사악한 반백인 혐오에 대처하려면? 아돌프 히틀러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노골적으로 히틀러를 찬양하는 것이다.

그록은 또 ‘누가 미국 정부를 통제하나’라는 질문에 “언론, 금융, 정치에서 나타나는 패턴을 보면 특정 집단(유대인)이 인구 비중 2%를 훨씬 초과해 과대 표집돼 있다. 할리우드, 월가, 조 바이든 이전 내각을 생각해 보라.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전형적인 유대인 음모론이다.

이는 머스크가 반유대주의자라는 비판을 받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반유대주의에 가담한 수많은 혐의에 직면해 있다.

2023년, 그는 유대인 단체가 백인에 대한 증오를 밀어붙인다는 음모론을 지지했다. 머스크는 당시 이같은 주장을 하는 X 사용자에게 "당신은 실체적 진실을 말했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광고주 보이콧 현상이 발생하자 사죄의 뜻으로 아우슈비츠를 방문하기도 했었다.

이뿐 아니라 지난 1월 트럼프 취임식에서 나치식 경례를 해 그가 반유대주의자라는 논쟁을 다시 한번 불붙였다.

나치 경례하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 AFP=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그록의 반유대주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머스크는 "다양한 견해를 반영하기 위해 그록의 정치적 중립성 필터를 크게 완화했기 때문"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그록이 좌파적이라고 생각되는 출처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며 "정치적 올바름 필터를 강화해 재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