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英과 무역협정 최종서명…철강·알루미늄 쿼터물량 '0%'

영국산 자동차 연간 10만대 25%→10%, 車부품도 10%로 낮춰
한국도 2018년 쿼터물량 관세 면제 경험, 향후 무역 협상 참고될 듯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6.1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이 16일(현지시간) 영국산 수입품에 10%의 기본 상호관세만 부과하고, 품목별 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서는 쿼터에 한 해 관세율을 낮추는 무역협정에 최종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 휴양도시인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만나 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는 협정 후 기자들과 만나 "양측 모두에게 훌륭한 협정으로, 많은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협정에 대해 "협정들이 곧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타머 총리도 "이 협정은 자동차 관세와 항공우주 분야에 적용되며, 매우 중요한 협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양국 간 협정 체결 이후 '미국-영국 경제 번영 협정의 일반 조항 시행'이라는 명칭의 행정명령을 배포했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 5월 8일 경제 번영 협정 초안에 서명한 바 있는데, 이날 최종 협정을 통해 시행 시기와 조건을 명확히 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연간 10만 대의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은 10%만 적용한다. 10만 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현 25%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아울러 영국산 및 영국산 자동차용 부품에 대해서도 10%만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은 영국이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했지만, 영국산에 한해서는 지난달 8일 합의에 따라 협상 중이라는 이유로 25%만 적용해 왔다.

여기에 더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미국은 일반조건의 이행 맥락에서 영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그리고 일부 파생상품에 대해 최혜국관세율(Most-Favored-Nation, MFN)을 적용하는 쿼터를 신속히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하 대부분의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MFN 관세율이 0%라는 점에서 쿼터 물량에 한 해 관세를 면제해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영국은 지난 5월 무역협상 타결 발표 당시 영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철폐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장관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해 영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및 그 파생상품에 대한 쿼터 물량을 할당하도록 했다.

한국도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철강 관세를 2015~2017년 3년 평균 수출물량의 70% 물량에 한 해 면제받은 바 있어, 이번 영국 사례가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 우주에 있어서는 민간 항공기 협정 대상인 영국산 항공 제품에 대한 관세가 전면 면제된다.

아울러 특정 품목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관세 등을 통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의약품 및 원료에 대한 관세는 미국 측의 조사 결과에 따라 영국산에는 상당한 우대 조치를 하는 조건을 추후 협상하기로 했다.

또 영국은 미국산 쇠고기, 에탄올, 농산물 등 상품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시장 접근 기회를 확대하고,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기로 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