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박 아냐"·네타냐후 "휴가계획"…이란 허 찌른 기만전술

당초 서방 언론 대다수, 15일 美-이란 6차 핵 협상 이후로 전망
트럼프, 수시간 전 "임박하지 않아"…이스라엘 총리실 "네타냐후 14일 휴가·16일 아들 결혼식"

트럼프와 네타냐후. ⓒ 로이터=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이틀 앞둔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의 핵 시설과 군사시설을 기습 공습하며 허를 찔렀다.

당초 서방 언론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르면 6차 협상 당일인 15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당장의 공격 가능성을 부인한 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휴가도 잡혀 있어 협상이 예정된 15일까지는 공격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었다.

물론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꾸준히 준비해 온 만큼 최근 들어선 언제든 공격이 가능한 상태였다. 정확한 시점은 불확실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협상을 통한 이란 핵 문제 해결에 의지를 놓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이번 6차 핵 협상까지는 이스라엘이 지켜볼 것으로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원자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분열성 물질 생산을 중단하지 않으면 오는 15일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이스라엘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었다.

CBS 방송도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결렬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호가 떨어지는 즉시 이란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할 계획이라며 15일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트럼프의 선 긋기와 네타냐후의 주말 휴가 설도 여기에 맥락을 같이 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기 불과 몇 시간 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해 "일어날 수 있지만, 임박하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합의가 있기를 바라고 꽤 좋은 합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합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이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스라엘)이 공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에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그저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해결책에 매우 가까워졌기 때문에 (네타냐후에) 지금 그런 조치(공격)를 취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네타냐후는 14일부터 휴가에 돌입하고 16일엔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란이 최소한 이번 주말엔 공격이 없을 것으로 믿게 하기 위해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가 이번 주말 북부에 있는 갈리리로 휴가를 간다고 의도적으로 공개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보도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속임수(ruse)라고 평가했다.

이란 국영 TV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란의 핵 시설과 군사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기습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과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 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가 동시에 사망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정치·군사·핵 담당 고문인 알리 샴카니 또한 이번 공습으로 중상을 입은 뒤 결국 사망했다. 모하마드 메흐디 테헤란치와 페레이둔 아바시 등 이란의 저명한 핵 과학자들도 다수 사망했다.

'혹독한 응징'을 예고한 이란은 조만간 대규모 보복 공격에 나설 전망이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오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100대 이상의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