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금융 3사, 美 샌프란시스코에 AI 센터 'HAC' 개소

AI 최전선에 인공지능 접목 거점 마련, 개소식에 생명·손보·자산운용 CEO 총출동
여승주 부회장 "미래 금융서비스 청사진 그릴 것, 금융산업 지속가능한 발전 기여"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화 AI 센터'(Hanwha AI Center, HAC) 개소식에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한화금융 3사 임원진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뉴스1) 류정민 특파원 =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등 한화 금융 계열 3사(이하 한화금융)가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에 '한화 AI 센터'(Hanwha AI Center, HAC)를 개소했다.

샌프란시스코 일대 실리콘밸리는 오픈AI 등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AI 산업의 중심지로, HAC는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가의 유니온스퀘어 인근에 위치한다.

한화는 이번에 개소한 HAC를 AI 연구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스탠퍼드대, 실리콘밸리 AI 스타트업과 협업

한화생명은 2014년부터 10년 넘게 AI 연구에 투자해 왔으며, 2020년부터는 매년 AI 관련 특허를 출원하는 등 이번 HAC 개소에 앞서 AI 관련 역량을 꾸준히 축적해 왔다.

한화는 이번 HAC 오픈을 계기로 현지의 스타트업, 투자사 등과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궁극적으로는 한화 금융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한화생명 AI 연구소와 산학협력을 맺은 스탠퍼드대학교 HAI(Human-Centered AI)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AI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와도 협업해 나갈 예정이다.

HAC를 통해 한화금융은 △미래선진 금융상품 개발 △선제적 투자기회 확보 △오픈 이노베이션 및 신사업 추진 등을 모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 AI 시대 금융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윤리적 담론을 제시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오피니언 리더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한화 AI 센터는 미래의 경제 및 금융서비스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겠다는 비전을 담은 곳"이라며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에서 현지 네트워크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금융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HAC(Hanwha AI Center) 개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HAC, 한화금융의 AI 분야 글로벌 허브 역할"

이날 개소식에서는 여 부회장을 비롯해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창희 COE 부문장(부사장) 등 한화금융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또 김일구 한화생명 AI 연구소장(전무), 김래윤 한화 AI 센터장(상무) 김준석 한화생명 AI 실장(상무)이 각각 연사로 나서 한화금융의 AI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김래윤 한화 AI 센터 센터장은 "한화생명 AI 연구소가 금융과 사회 전반에 AI가 미치는 영향력을 연구하고, AI실이 실제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곳이라면, HAC는 AI 분야의 글로벌 허브 역할을 수행해 한화금융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금융과 AI 기술이 가장 발전한 미국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정기적인 리포트를 발간할 것"이라며 "AI로 인해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전문가 인터뷰도 콘텐츠로 제작하고 배포해 각 계열사의 AI 제품 및 상품개발과 브랜딩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리포트는 현지에 있기 때문에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내용들로 채우려고 한다"며 "HAC가 샌프란시스코에 보유한 (사무) 공간은 프라이빗 멤버십 제도를 통해 운영할 계획으로 현재 50여 개 회사와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동 커뮤니티빌딩에 참여하는 멤버들에게 미팅 공간을 제공하는 대신 스피커 참여, 스피커 초대 등의 조건들을 제시하고 1년 단위로 이를 갱신해 멤버십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일구 한화생명 AI연구소 소장이 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HAC 개소식에서 'HAI 공동연구 및 AI경제연구소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AI 버블? 버블 붕괴는 기술의 종말이 아닌 본격적인 혁신의 시작"

김일구 한화생명 AI 연구소장은 기존 AI 연구소에 다양한 AI 기술을 접목해 'AI 경제연구소'로 발전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금융과 접목할 방안을 연구하며, 미래 보험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소장은 "태어난 지 11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말을 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엄마들이 흔히 얘기한다"면서 "AI도 언어를 습득한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인공지능의 역사는 이미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는 'AI 겨울'을 이미 2번 겪었고, 지금도 주식시장에서 AI는 버블이라는 비관론이 많다"면서 "그러나 역사를 보면 역설적으로 버블 붕괴는 기술의 종말이 아니라 혁신적인 기술이 사회 전 분야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계기가 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도의 전문 지식과 숙련을 요하는 경제연구에 AI를 접목하는 AI 경제연구소를 설립하려고 한다"며 "대규모언어모델(LLM)에 경제 데이터를 연결하고, LLM이 데이터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올해 6월 스탠퍼드대 HAI(Human-Centered AI)의 멤버십에 가입해 현재 공동연구 및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AI 경제연구소와 관련해서는 내년 하반기 작품이 나올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준석 한화생명 AI실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HAC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AI 전략 및 프로젝트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AI 접목으로 금융에도 혁신적인 고객 경험 창출"

김준석 한화생명 AI 실장은 "AI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금융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AI가 제공하는 지능을 금융의 본질과 잘 결합해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보험 상품에 본격적으로 가입하기 이전 연령대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보험 약관이라든지 질문에 대해 답변해 줄 수 있는 챗봇 서비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12월 중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보험설계사에게는 앞으로 고객이 받을 보험료를 추정할 수 있는 서비스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공한다"라고 했다.

여승주 부회장은 "생명, 손해 등의 보험회사에 많은 상품 개발 인력이 있는데, 상품 개발 영역에 AI를 접목하기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아직 AI가 스스로 보험 상품을 만들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가 가능해진다면 좀 더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 입장에서의 보험료를 AI가 산정할 수 있는 단계까지 아직 아니지만, 그 단계까지 빨리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화 AI 센터'(Hanwha AI Center, HAC) 개소식에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한화금융 3사 임원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