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기면증 치료제 GHB 승인…'데이트 폭력'에 남용되면 어쩌나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희귀성 수면장애인 기면증 치료제로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제약사 재즈 파머슈티칼의 감마 하이드록시 부티레이트(GHB)를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즈 파머슈티칼은 지난해 GHB로 17억달러(약 1조 9854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번 승인에 힘입어 매출은 더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GHB는 원래 1960년대 출산 중 여성의 의식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데 사용됐다. 하지만 1990년대에는 이 약의 불법 복제약이 여성 수십명을 죽음으로 내몬 성폭력과 연관된 '데이트 폭력'에 남용돼 화제가 됐다.
지난 20년 동안 GHB는 엄격하게 규제하에서 갑작스러운 수면 발작으로 알려진 기면증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FDA는 이번에 하루 9시간 이상을 자면서도 숙면감을 느끼지 못하는 희귀질환인 '특발성 과다 수면증'을 치료하는 용도로도 '자이웨브'(Xywav)라는 명칭의 GHB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GHB에 대한 FDA의 승인이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말한다. 또한 이 약이 지나치게 약효가 빨라 환자가 복용할 때의 위험성도 우려한다. 자이웨브와 더 오래되고 염분이 높은 자이렘(Xyrem)은 호흡장애, 불안, 우울증, 몽유병, 환각, 극단적 선택 충동 등 심각한 부작용도 가지고 있다.
뉴저지 의과대학의 루이스 S. 넬슨 박사는 "GHB는 남용 책임과 중독성 면에서 심각한 안전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약 4만명이 특발성 과다수면증 진단을 받고 있다. 하지만 넬슨 박사는 FDA의 승인에 힘입어 GHB를 사용하는 기면증 환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면증의 특징적인 증상은 수면 갈망, 긴 낮잠, 멍해짐 등이다.
넬슨 박사는 "이 약을 복용하는 사람일수록 남용할 기회가 많아진다"며 "사용 범위의 확대 가능성은 매우 현실적이다"이라고 경고했다.
GHB는 1874년 러시아의 한 화학자가 개발한 약이다. 1세기 후 미국에서는 식품보조제로 판매됐고, 학계에서는 기면증 환자의 야간 수면을 크게 개선하고 강직증이라고 불리는 낮 시간 중 탈력 발작도 억제했다고 보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시에, 불법 복제된 GHB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저용량의 GHB는 행복감과 성적 흥분을 유발, 파티에서 남용될 수 있다. 특히 술과 함께 복용하면 기억 상실 상태의 기절을 유발할 수도 있다.
지난 2000년 GHB가 성폭행과 사망사건과 연계된 이후 미 의회는 이 약을 불법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에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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