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반독점법…"페이스북 점유율 60% 근거없다"
美 법원, 페이스북 반독점법 위반 소송 기각
페이스북 주가 4% 넘게 뛰며 시총 1조달러 돌파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연방법원은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주정부들이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 줬다. 덕분에 페이스북의 주가가 4% 넘게 치솟으며 창립 역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겼다.
◇美 법원, 페이스북 독점 입증 안돼
제임스 보스버그 워싱턴DC 법원 판사는 28일(현지시간) FTC가 페이스북에 대해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 대해 "법적으로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킹 시장에 대해 독점적 권력을 행사했다고 "타당하게 성립할 충분한 사실을 내놓지 못했다"고 보스버그 판사는 밝혔다. 하지만, FTC가 3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뉴욕을 비롯해 46개 주검찰이 제기한 비슷한 반독점소송도 기각됐다. 주검찰들이 주장한 법위반 행위들이 너무 오래 전에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소식에 페이스북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4.2% 뛰어 시총이 페이스북 역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대한 정부 소송의 결함을 인정한 오늘의 결정에 기쁘다"며 회사가 "거의 매일 경쟁적으로 대중의 시간과 관심을 얻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빅테크 독점규제 차질
이번 결정으로 페이스북을 비롯한 대형 기술업체들에 대한 반독점 규제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의 규제당국들은 지난 12월 대형 기술업체들이 경쟁사를 인수하거나 서비스를 중단시켜 '사거나 묻어버리는(buy or bury)' 전략으로 독점적 권한을 악용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FTC는 당시 페이스북이 인수한 2012년 10억달러에 인수한 인스타그램과 2014년 190억달러에 사들인 왓섭의 매각을 통한 기업해체와 같은 처벌을 요구했다.
하지만 보스버그 판사는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킹 시장에 대한 점유율이 60%가 넘는다는 FTC의 주장에 대해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없다(unsupported and naked)"고 지적했다. FTC는 페이스북의 점유율을 어떻게 계산했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다고 판사는 강조했다.
그는 판결문에서 "연방법상 독점력이란 정확하게 경제적 의미가 있다"며 "이익을 위해 가격을 올리거나 완전하게 정의된 시장에서 경쟁자를 배제할 수 있는 권력이라고 정의된다"고 적시했다.
◇디지털 시대의 구식 반독점법
이번 판결로 디지털 시대에 미국의 반독점법을 재정의하려는 정부의 시도도 난관에 봉착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지금까지 규제당국은 기업이 어떻게 불공정하게 소비자 가격을 올렸는지를 보여주며 독점력을 남용했다는 것을 입증해왔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이러한 방식으로 독점을 입증하기는 힘들어졌다.
로펌 베이커보츠의 모린 오하우센 파트너는 이번 판결에 대해 "경쟁적 (기업) 생태계가 매우 광범위하고 역동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과거 페이스북에서 근무했던 FTC 위원장 출신의 오하우센 파트너는 "대기업이라고 해서, 많은 이들이 대기업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서 (반독점법을 적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기업들은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독점적 권력을 오용할 수 있다고 리나 칸 FTC 의장 내정자는 반박했다. 디지털 시대에 독점적 기업은 서비스의 질을 떨어 뜨리거나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개인정보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물론 보스버그 판사 역시 미국의 반독점법이 너무 오래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FTC가 항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FTC의 패소에 대해 스탠포드대의 더그 멜라메드 법학교수는 "FTC가 매우 공격적이지만, 법리 논쟁을 꾸릴 수 있는 숙련된 기소자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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