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지수별 혼조…S&P500 나흘 만에 소폭 반등

장막판 트럼프 국방예산 거부권 행사 '몽니'

뉴욕증권거래소(NYSE)라고 적힌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볼/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가 지수별 혼조세를 이어갔다. 다음달 퇴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가 승인한 국방 예산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추가 부양안이 부족하다고 힐난한 여파다.

추가 부양안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확정적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리면서 증시 대부분 소폭이지만 상승 마감했다.

◇ S&P500 나흘 만에 상승전환

23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전장 대비 114.32포인트(0.38%) 오른 3만129.83을 기록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2.75포인트(0.07%) 상승한 3890.01을 나타냈다. 나흘 만에 상승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나스닥은 36.80포인트(0.29%) 내린 1만2771.11로 거래를 마쳤다.

장막판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 예산 거부권 행사에 3대 지수들은 상승폭을 줄이거나 하락세로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제안을 비난하며 서명하지 않은 데에 이어 국방예산에 공식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의회가 보낸 7405억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이 국가안보에 중요한 조치를 포함하지 않은채 중국에 주는 선물보따리라고 힐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9000억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구제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은채 미국민에 주는 재난지원금을 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올리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주문에 민주당의 낸시 펠로우 하원의장은 트럼프의 요구가 맞다면서 민주당의 하원이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다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응수했다.

퇴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몽니에도 추가 부양은 확정적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리면서 S&P500과 다우지수는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지속했다.

추가 부양이 다소 지연될 수 있겠지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채 서명도 없다면 그대로 내년 1월3일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고 레이몬드제임스의 에드 밀스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다만, 대통령이 28일까지 예산안 서명을 하지 않으면 우려했던 정부 폐쇄가 현실화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美 지표 혼조…브렉시트 합의 임박

미국의 경제 지표도 엇갈렸다. 지난주 미국에서 주간실업 수당 청구는 3주 만에 감소세로 돌아 섰고 가구와 전자제품과 같은 내구재 신규 주문은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소비 지표는 악화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지출은 0.4% 감소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영국에서 전해진 호재들도 뉴욕 증시를 지지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다소 완화했다.

영국 현지언론 더선에 따르면 영국와 유럽연합 사이 브렉시트 합의가 이르면 23일 혹은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개발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견지했다.

◇테슬라 0.9% 상승...S&P 편입 후 처음 올라

S&P500의 11개 업종 가운데 3개는 내리고 8개는 올랐다. 부동산 0.96%, 기술 0.85%, 전력 0.2%순으로 하락했고 에너지 2.18%, 금융 1.6%, 산업 0.46%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2주 연속 감소하면서 2% 급반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 2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1.10달러(2.3%) 뛴 배럴당 48.12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0.9% 상승했고 애플은 0.7% 내렸다. 테슬라는 이번주 S&P500 종목으로 공식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올랐다. 이번주 테슬라와 애플은 전기차 경쟁구도를 구축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화이자는 1.9% 올랐다. 미국 정부가 내년 7월까지 화이자 백신을 1억회분 추가로 주문해 공급한다는 소식 덕분이다. 전기수소차 니콜라는 10.7% 폭락했다. 친환경 쓰레기 수거트럭업체 리퍼블릭 서비스와 게약이 파기된 탓이다.

아메리칸에어라인과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은 각각 2.6%, 2.7%씩 올랐다. 미 정부는 추가 부양안을 통해 항공업계에 150억달러 규모의 급여를 지원할 계획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