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우월주의 확산은 '인스타·극우 커뮤니티를 타고'
길로이 총격 용의자, 범행 전 인스타그램에 선언문 올려
美 극우 사이트 통해 백인우월주의 문학 유포돼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와 극우 커뮤니티를 통해 백인우월주의나 네오나치즘 등이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강경파 극소수에 의해서만 읽히던 백인 우월주의 문학이나 선언문이 PDF 파일의 형태로 인터넷 상에 공유되면서 위험한 생각들이 더 빠르게 그리고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 3명을 숨지게 한 19세 용의자는 범행 직전 인스타 계정에 19세기 가명 작가의 '프로토 파시즘'(이탈리아 파시즘에 영향을 준 이념·문화 운동) 백인우월주의 선언문을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작품에는 인종주의와 폭력, 전쟁, 죽음을 옹호하고 반유대주의를 찬양하는 미사여구로 가득차 있다. NBC뉴스 등 외신들은 해당 작품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작품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10대들이 자주 찾는 포챈(4chan)이나 인피니티챈(4chan) 등 극우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몇 년 간 PDF 파일 링크가 수백번 이상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 커뮤니티인 포챈과 인피니티챈은 인종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 성향을 갖고 있으며 네오나치 성향의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트위터상에서 운동을 벌이며 10대들을 상대로 백인 우월주의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극단주의자를 추적하고 있는 미국 인권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SPLC)는 "전통 나치즘을 지지하지 않는 허무주의 젊은 백인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이 19세기 텍스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3월 51명을 살해하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도 범행 직전 인피티니챈에 백인우월주의 선언문을 올렸고, 이 사건에 영향을 받은 4월 샌디에이고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 용의자도 같은 커뮤니티에 유사한 선언문을 게재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인터넷이 나오기 전인 1980년대부터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선전물을 배포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러다 PDF 개발로 구하기 어렵거나 값비싼 작품들을 모두가 이용할 수 있게 되자 이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백인우월주의 선언문 오디오북도 블로그를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고 NBC는 전했다.
SPLC는 이 선언문에 대해 "생존 경쟁과 자연도태를 사회 진화의 동력으로 보는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며 "순수한 백인 민족 생존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달성해야 할 목표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 연방수사국(FBI)의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도 23일 의회에 출석해 "지난 9개월 동안 우리가 수사한 국내 테러 사건 대다수는 백인우월주의와 연관이 있다"고 확인했다.
angela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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