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맥주거장' 쿠어스 사망…알루미늄캔 도입
알루미늄 캔 개발한 맥주거장…102세로 별세
노조 혐오·소수자 차별로 '역풍' 맞기도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알루미늄 캔맥주를 개발한 미국 맥주계의 거장 윌리엄 쿠어스 전(前) 몰슨 쿠어스 회장이 13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102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쿠어스 전 회장은 조부가 1873년 '아돌프 쿠어스'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미국 지역 양조업체를 세계 최대 맥주 회사 중 한 곳으로 키웠다.
1939년 입사해 60년 이상 회사에 몸담은 쿠어스는 '알루미늄 맥주캔'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알루미늄 캔은 철제 캔과 달리 맥주 맛이 변질되지도 않고, 냉각 속도도 빨랐다. 다 쓴 뒤 재활용이 가능하고 운송비까지 저렴한 덕에 경제성도 뛰어나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프린스턴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쿠어스는 저온살균의 필요성을 없앨 수 있는 여과·포장법을 개발한 것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쿠어스는 1959년부터 2000년까지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2년까지는 이사회 부의장을 지냈다. 그 뒤 이사회에서 물러난 뒤에는 기술 고문으로 남았다.
100세까지 맥주 시음을 했다던 쿠어스는 양조에 대한 열정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보수성향으로도 유명했다고 NYT는 전했다.
1970년대 쿠어스는 형제인 조셉 쿠어스가 업무 집행 담당 최고 책임자(COO)를 맡는 동안 기업 운영에 주력했다.
당시 그는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해 파업에 참여한 고용자를 해고했고, 직원들이 동성애자인지 혹은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사람인지 알아내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까지 이용했다.
흑인, 히스패닉계와 동성애자, 여성 등 소수자와 약자를 괄시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쿠어는 밀입국한 멕시코인들을 뜻하는 속어를 쓰면서 "리오 그란데 강을 건너는 '멕시코놈'(wetbacks)들을 포함해서, 불법 이민자든 합법 이민자든 이민자들에게 기회의 땅"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1984년 2월에는 덴버의 소규모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흑인들은 지적인 능력이 결여됐다"고 말해 흑인들의 분노를 샀다.
쿠어스와 그 일가의 보수적인 사측 정책이나 정치 성향은 결국 차별당한 이들로부터 대규모 불매 운동을 당했고, 회사가 휘청일 정도의 엄청난 '역풍'을 맞았다.
이에 쿠어스는 소수자 사회에 대한 대규모 재정 지원과 고용 확대도 약속하면서 보이콧 철회를 얻어냈다.
쿠어스가 이사회에서 물러난 뒤 '아돌프쿠어스'는 2005년 캐나다 최대 맥주 업체였던 몰슨과 합병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맥주 그룹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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