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모리"사면 취소는 곧 사형" 병상서 선처 호소

페북 동영상 메시지 "감옥 돌아가면 심장이 못 견뎌"

병상에서 사면 무효를 취소해달라고 호소하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80)이 4일(현지시간) 페루 대법원의 '사면 취소' 명령에 대해 "내겐 곧 사형과 같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병상에 누운 채로 "제발 날 죽이지 말아 달라. 만약 감옥으로 돌아간다면 내 심장은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후지모리는 "전과 똑같은 일(수감 생활)을 다시 겪기엔 (심장이) 너무 약하다"며 "내게 사형을 선고하지 말아 달라. 난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후지모리는 1990~2000년 페루를 철권 통치한 인물이다. 그는 1991~92년 2차례 학살을 지시하는 등 반인권·부패범죄 혐의로 페루 법원으로부터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아 12년째 복역하다 작년 말 사면됐다.

후지모리를 사면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당시 대통령은 심장질환을 앓아 온 후지모리에 '인도주의적 조치'라고 설명했었지만, 페루 내에선 쿠친스키가 자신에 대한 탄핵 움직임을 막기 위해 '후지모리 사면' 카드를 이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페루 대법원은 전날 후지모리에 대한 사면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며 그를 재수감하라고 명령했다.

후지모리는 당국에 다시 체포되자 심장질환을 이유로 곧바로 입원한 상태다.

마우로 메디나 페루 내무장관은 "후지모리는 이미 재소자로 간주되고 있다"며 "그는 교도소에 수감되기 위해 곧 퇴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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