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트럼프' 美주류언론, 백악관 출입기자는 '백인일색'

NYT 백악관 출입기자 전원 백인…WP는 6명 중 2명
여성 언론인은 20년간 2배 증가

백악관 전경. ⓒ AFP=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주류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반(反)이민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그러면서 자사 백악관 출입 기자는 대부분 백인으로만 채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NYT가 최근 꾸린 백악관 기자단은 100% 백인이었다. 이에 대해 NYT 측은 성별 다양성을 고려해 백악관 기자단을 구성했지만 인종 다양성까지는 미처 감안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달 NYT는 백악관팀에 기자 한 명을 새롭게 배치했는데 이에 따라 NYT 백악관 출입 기자 7명 전원이 백인이 됐다.

WP는 NYT의 사례가 굳이 특이한 것은 아니라며 백악관 기자단은 오랫동안 백인 기자 비율이 압도적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매체력이 있고 규모가 큰 언론일수록 인종 평향성은 더 두드러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USA투데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취재하는 소수인종 기자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티코 역시 다음 달 신규 채용할 기자 7명 중 소수인종은 없었다. AP통신은 백악관 출입 기자로 6명을 두고 있는데 그 중 한 명만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다.

WP와 블룸버그의 상황은 좀 더 나았다. WP와 블룸버그 백악관 기자단은 각각 6명 중 2명, 8명 가운데 2명이 소수인종이었다.

폴리티코와 AP통신은 직원 총계 외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고, 헤더 카펜터 로이터 대변인은 "전 세계 뉴스룸에서 인종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애매한 답변만 내놨다.

미국 언론사들은 1960년 말 이후 성별·인종 다변화를 선언했지만 노력의 결과는 엇갈렸다. 언론사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면서 지난 20년 간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압도적인' 백인 비중이 감소하는 속도는 일반 인구 변화에 훨씬 뒤처졌다.

소수인종 비중은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따라서 좌우되는 부분도 있다. 21년 동안 백악관을 취재해 온 미국 어반 라디오 네트워크 소속 에이프릴 라이언 기자는 "백악관 소속 소수인종 언론인 수가 급감하고 있다"면서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잠시 늘어났다가 조지 W. 부시와 트럼프 정부 때 감소했다"고 말했다.

WP는 백인 기자들로만 구성될 경우 소수의 관점이 뉴스 보도에서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새라 글로버 흑인언론인협회 회장은 "백악관 기자단에서의 다양성 부족은 불안 요인"이라며 "새로운 조직은 그들이 봉사하는 지역사회를 반영하는 직원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본 레오 아시아계언론인협회 회장은 "소수인종 출신 기자가 제한적이라는 건 반이민정책과 같은 소수인종 사안에 대해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이 사안을 보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휴고 발타 히스패닉언론협회 회장은 "히스패닉과 라틴계라고 해서 트럼프 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해서만 듣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백인 기자들로 구성된 주류 매체들이 라틴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전형적인 프리즘을 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angela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