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친스키 대통령, 탄핵 모면…'反후지모리' 통했다(종합)
탄핵안 8표차 부결…외신들 "뜻밖의 승리"
쿠친스키 연설서 "탄핵 가결은 독재 회귀"
- 김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부패 혐의를 받는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모면했다.
2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국회 표결에 부쳐진 대통령 탄핵안을 8표 차이로 부결됐다.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인 87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79명만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19표, 기권은 21표로 집계됐다. 총 의원 수는 130명이다.
루이스 갈라레타 페루 국회의장은 "영구적인 도덕적 행위능력상실(moral incapacity)을 근거로 한 공석 요구(탄핵 요구)는 부결됐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탄핵안 부결을 쿠친스키 대통령의 '뜻밖의 승리'로 평가한다. 지난 15일 탄핵 논의 여부를 묻는 표결에서는 의원 93명이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탄핵안 부결에는 쿠친스키 대통령과 여당인 '변화를 위한 페루인 당'(PPK)이 표결 직전까지 주장한 '반(反) 후지모리' 정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표결 전 2시간 동안 진행된 반론 연설에서 "탄핵 가결은 곧 독재 시대로의 회귀"라며 "민주주의를 구하느냐, 오랫동안 이를 가라앉게 만드느냐는 여러분 손에 달렸다"고 호소했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년대 독재정치를 펼치다가 권좌에서 쫓겨나 인권유린 등의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는 지난해 페루 대선에서 쿠친스키를 상대로 패배했으며, 게이코가 속한 우파 민중권력당(FP)은 이번 탄핵 여론을 주도해 정치적 이익을 노린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민중권력당은 130석 가운데 71석을 차지하고 있어 탄핵안 가결을 막기 위해 좌파와 중도 정당들을 설득하는 전략이 먹혀든 셈이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히트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2004~2013년 500만달러(약 55억원)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브라질 검찰의 대대적인 부패 수사로 드러난 오데브레히트 스캔들은 멕시코·콜롬비아·브라질·에콰도르·아르헨티나·모잠비크 등 각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시엔 오데브레히트 스캔들로 물러나는 최고위 정치인이란 오명을 쓸 뻔했다. 현재로선 지난 13일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형을 6년형을 선고받은 호르헤 글라스 에콰도르 부통령이 가장 높은 직급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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