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야, 삶의 의미란 뭘까?"…애플, 심리학자 채용나서

심리학·상담 전공 우대 채용공고 '눈길'
마음 속 고민까지 들어주는 '인생 비서'되나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철학자도 답하기 어려운 실존적이고 심오한 질문들을 인공지능(AI)에 물어봐도 될까?

애플이 AI 비서 '시리'(Siri)가 인간의 감정까지 이해하도록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날씨·일정 등 일상적인 질문이 아닌 철학적인 질문이나 심리 상담까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애플이 지난 4월 이와 관련한 특별한 채용 공고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CNBC의 기자 크리스티나 파는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채용 공고 링크를 첨부하고 "흥미롭다. 이는 사용자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시리에 의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파가 첨부한 채용 공고에 따르면, 애플은 시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심리학 전공자나 심리 상담 경험이 있는 자를 우대한다고 명시했다. 애플은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영역에서 차세대 혁명을 준비합니다. 시리팀으로 오십시오"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철학적인 질문에도 술술 답을 내릴 수 있는 AI를 개발할 수 있을까. 컴퓨터 과학자들은 AI가 등장하면서 인간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AI에 감정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 오랜 기간 논쟁해왔다.

AI가 감정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순간 이전과 다른 양상의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공상과학(SF) 소설가의 똑똑한 비서가 될 수도 있고, 직접 소름끼칠 정도로 훌륭한 소설을 지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AI가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해도 그 감정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건 또 다른 영역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매일 우울한 기계도, 종일 행복한 기계도 모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AI가 높은 수준의 긍정적 감정을 유지하도록 프로그래밍하면 어떨까.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만족 상태'에 이르게 되고, 다른 존재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슬픔을 공유할 여유가 없어지게 된다. 결국 주인인 인간의 명령과 잔소리도 무시할 수 있다.

시리가 인간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 지 7년. 애플은 채용 공고에서 구체적인 내용까진 언급하진 않았지만, 시리를 마음 속 고민까지 들어주는 인생 비서로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채용 공고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들은 시리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스트레스가 많았던 날, 마음이 무거운 날에도 시리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합니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혹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사람들은 시리에게 의지하는 겁니다. 시리를 개선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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