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악수외교는 악수(惡手)…'反외교적'
英 일간지 가디언 분석
"타국과 협력 무시…평화 대신 전쟁 중시"
- 김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트럼프의 악수를 둘러싼 이상한 광경을 조롱하는 것은 즐거울 수 있다. 하지만 이 반(反)외교적 무언극의 뒤에는 '불길한 현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열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악수를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악수 외교'는 그동안 세간의 관심을 끌어 왔지만 이처럼 노골적으로 악수를 피한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단순히 개인적인 변덕에 불과할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그 뒤에 평화를 위한 협력보다 '무력'을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깔려있다고 18일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 외교는 지난달 1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만남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손을 무려 19초간 강하게 쥐고 흔들었고 마치 상사가 부하 직원을 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아베 총리는 악수가 끝나자마자 안도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악수도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메이 총리의 손등을 토닥이듯 두드려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의 악수를 외면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를 해 달라는 사진 기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입술을 뾰족하게 세우고 양쪽 손끝을 하나로 모은 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난민 등 주요 의제에서 미국과 정반대 정책을 지지하는 독일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몸을 돌려 악수를 청했던 메르켈 총리는 멋쩍은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 같은 트럼프의 행동이 타인과의 협력 대신 무력을 우선시 하는 미국 신임 행정부의 태도를 드러낸다고 풀이했다. 악수란 손에 무기가 없음을 상대방에게 확인시켜 줌으로써 결속의 의지를 드러내는 행위로, 세계 정치에서는 '외교'에 해당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함으로써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공개한 예산안 역시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16일 공개한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은 국방비를 10% 증액하는 대신, 외교를 담당하는 국무부와 국제개발처(USAID) 합동 예산을 109억달러(약 12조3300억원), 29%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외국 정상들과의 악수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읽을 수 있을 듯하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무시할뿐아니라 평화를 지키는 것보다 전쟁에 대비하는 편에 돈을 쓰는 것이 낫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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