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각, 출범 전부터 '삐걱'…내정자 핵심정책 반대

대러정책·핵확산·물고문 등 공약서 거리두기
이슈별로 트럼프와 동일한 입장을 취하기도

석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상원 외교관계위 인준청문회에서 증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가 정식 출범도 하기 전에 장관 지명자들이 당선인의 핵심 정책을 두고 입장차를 드러내며 삐걱거리고 있다.

차기 국무장관에 지명된 렉스 틸러슨 전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와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내정자,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는 모두 10~11일(현지시간) 진행된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몇몇 정책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틸러슨 내정자는 상원외교위원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국무부의 "핵심적 역할 중 하나는 핵확산 방지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핵증강을 주장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부정했다.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한다는 취지의 트럼프 당선인 발언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지구상에서 보다 많은 핵무기를 지지할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를 '중국의 날조'라 주장한 트럼프 당선인과 달리 틸러슨 내정자는 기후변화 문제에서 "미국은 협상테이블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나는 TPP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넌지시 밝혔다.

지속적으로 문제시된 친(親)러시아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듯 러시아를 가리켜 "결코 미국의 친구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는 "정당한 가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러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켈리 내정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에 대해 "어떤 형태의 고문도 부적절하다"며 고문을 금지한 미국법과 제네바협약을 준수하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를 둘러싼 논쟁에서 "물리적인 장벽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희의적 반응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 장관 내정자인 제프 세션스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법사위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증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세션스 의원은 켈리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물고문을 비롯해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등 문제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세션스 의원은 종교를 이유로 이민자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무슬림 등 특정 종교집단의 미국 입국을 거부해야 한다는 견해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개개인의 테러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재도입하겠다고 천명한 물고문 등 심문기법에 대해서는 "현행 미국 법률하에서는 명백히 부적절하며 불법"이라고 인정했다.

이와 더불어 세션스 의원은 "만약 대통령이 선을 넘었다고 판단할 경우 그에게 '아니다'(No)라고 분명하게 말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을 무조건적으로 따르진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장관 지명자들이 트럼프 장관의 공약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것은 아니다. 세션스 의원은 수십년간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를 주장해온 만큼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에 적극적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또 틸러슨 내정자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중국은 자국의 목표 추구 의지를 보이며 이는 가끔 미국의 이익과 충돌했다"고 지적하는 등 중국을 겨냥해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45% 관세부과 등 경제적 압박 외에 군사적으로 남중국해, 사이버공격 등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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