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차 대선토론…막장 트럼프 '기사회생수' 나올까

[2016 美 대선]타운홀 미팅 방식

미국 공화·민주 양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 AFP=뉴스1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미국 대선 최대 승부처, 대망의 두번째 TV토론이 펼쳐지는 9일(한국시간 10일) 민주·공화 양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한번 연단에 올라 서로를 마주 본다.

2차 토론회는 11월8일 '운명의 날'을 불과 30일 앞두고 열리는 것으로, 1차 토론에서 '판정승'을 얻은 클린턴으로서는 승리의 쐐기를 박을 승부처이면서 트럼프에게는 실망스러운 지난 패배를 극복하고 다시금 추진력을 얻을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얄궂게도 토론이 열리는 이날은 북핵실험 10년을 맞는 날이면서, 한국시간으로는 북한의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10일)이기도 하다.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대형 도발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우리로서는 차기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엿볼 기회로 주목된다.

다만 기존 토론과 달리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토론의 특성상 세금, 총기규제 등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을 위주로 질문이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

◇클린턴 "평소대로"vs 트럼프 "정책토론 하겠다"

클린턴은 지난 4일 펜실베이니아 타운홀 미팅을 마지막으로 선거유세나 행사를 전면 중단한 채 토론 준비작업에 몰두했다. 그는 평소대로 토론준비팀과 함께 정책자료집과 반론 자료들을 재검토하는 한편 이메일 스캔들, 클린턴 재단 국무부 유착 의혹, 건강이상설 등 '약점'에 대한 방어대책을 세우는 데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은 지난달 26일 진행된 1차 TV토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폭로전문매체 위키리크스의 연설문 유출로 과거 금융재벌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의 연설을 해왔던 것이 드러나면서 '불신' 이미지에 한층 더 타격을 입게 됐다.

이번 토론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인 만큼 낮은 신뢰도는 높은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1차 토론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뉴저지 소재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역습의 칼날'을 갈았다. 평탄하지 못했던 첫번째 토론을 그대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 속에서 트럼프는 지난 토론을 되돌려보며 성패요인을 분석, 다음 토론을 대비했다.

주변 참모진의 조언에도 귀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최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에게 '토론 강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유권자들과 함께 130여차례 타운홀 미팅을 진행한 베테랑 토론가다.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가 부통령후보 토론에서 보인 침착한 대응으로부터 배운 점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앞서 뉴욕포스트 페이지식스와의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염문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며, 정책에 집중한 토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차 토론 패배로 수세에 몰린 그가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트럼프는 첫 토론 이후 지난 10여일간 납세회피, 미스 유니버스 비하, 성인영화 출연 전력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린 데다가 2차 토론을 목전에 두고 음담패설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논란의 근원이 된 트위터를 자제하는 등 신중을 가해왔지만, 난관을 피해가리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타운홀 미팅'식 토론…시민들 직접 질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교에서 열리는 2차 토론은 ABC뉴스의 마사 라다츠, CNN방송의 앤더스 쿠퍼가 사회를 맡으며, 기존의 전통적인 토론방식을 따랐던 1차 토론과 달리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대선토론위원회(CPD)에 따르면 질문 중 절반은 사회자가 청중들로부터 직접 받은 질문으로 이뤄지며, 나머지 절반은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상에서 논의되는 대중의 관심을 바탕으로 구성된다. 즉, 잘 짜인 1차 토론과 달리 시청자들이 직접 클린턴과 트럼프에게 질문을 던질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각 후보들은 먼저 2분씩 질문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이후 사회자의 판단으로 추가 발언권을 갖는다. 토론참석자들은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꾸린 중립적 유권자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타운홀 미팅 방식의 토론은 시민들의 관심사항과 질문에 대한 두 후보의 공감대를 시험하는 장으로 작용한다. 두 후보들은 연단 뒤에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자유롭게 앉거나 돌아다니며 청중들과 직접 호흡할 수 있기 때문에, 두 후보가 어떻게 시민들과 소통하느냐에 이목이 집중된다. 토론의 내용만큼 무대의 '연출'이 중요한 이유다.

대선토론위원회가 1992년 처음 타운홀 미팅 형식을 토론에 도입했을 때, 단연 돋보인 것은 무대를 장악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능수능란한 소통방식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남편과 마찬가지로 소규모 집단과의 대화에 능하며, 청중과 질문을 주고받는 방식은 그에게 익숙한 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도 다년간 리얼리티쇼를 진행한 베테랑 '쇼메이커'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트럼프는 소란스러운 대규모 유세에 보다 익숙하다. 그런 그에게 지난 6일 뉴햄프셔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은 일종의 '토론 리허설'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에는 이미 클린턴과 트럼프 두 후보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들로 가득하다. 일례로 웹사이트 '대통령 공개 질문'(presidentialopenquestions.com)에서는 시민들의 질문 1만3000여개가 올라와 있으며, 실시간으로 다른 시민들의 투표를 받고 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질문에는 "모든 총기판매에 대한 신원조사 의무화를 지지하느냐"(6만3626표), "수정헌법 2조(모든 시민의 자기보호권 명시)를 지지하느냐"(5만9405표) 등 총기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만약 내 부모님이 추방당하면 나는 어떻게 되느냐"는 캘리포니아 출신 6세 소녀가 올린 질문도 2만3871표의 공감을 얻었으며, 대통령으로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도 3만2470표의 지지를 확보했다.

◇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 시작…19일 3차토론

토론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미 동부를 기준으로 오후 9시(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진행되며, 의회방송 C-SPAN과 CNN, NBC, 폭스뉴스 등 주요 방송사는 물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한편 자유당의 게리 존슨 후보와 녹색당의 질 스타인 후보는 토론참여에 필요한 최소 평균지지율 15%를 확보하지 못해 이번 토론장에도 오르지 못하게 됐다.

마지막 3차 토론은 19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소재 네바다주립대학에서 열린다.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러스가 진행하는 마지막 토론은 1차 때와 동일하다.

yeou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