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치른 말기암 환자의 결혼식…"내 생애 최고의 순간"

비호지킨 림프종을 앓고 있는 케이스 보럼(왼쪽)과 그의 아내 니나 스콧. (´좋은 사마리아인´ 의료센터) ⓒ News1
비호지킨 림프종을 앓고 있는 케이스 보럼(왼쪽)과 그의 아내 니나 스콧. (´좋은 사마리아인´ 의료센터) ⓒ News1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말기 암을 앓고 있어 병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환자가 병원에서 조촐하지만 아름다운 결혼식을 치렀다고 ABC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좋은 사마리아인' 의료센터에 따르면 케이스 보럼은 지난 9일 미국 뉴욕 주 롱아일랜드 웨스트아이슬립에 위치한 병원에서 3년을 함께 해온 여자친구 니나 스콧과 병실 결혼식을 올렸다.

18개월간 비호지킨 림프종을 앓아온 보럼은 올초 복부 암통증을 견디지 못해 결국 응급실을 향했다. 이후 그는 더이상 걸을 수 없게 됐고 고통이 그의 정신을 좀먹어 갔다.

스콧은 이날 병원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결혼식을 준비했다. 입원 중인 보럼의 추가감염을 막기 위해 모두 푸른 의료가운을 입은 보럼의 가족과 친구들이 병원에 모였고 직원들은 꽃과 케이크, 결혼반지를 준비했다.

결혼식에서 보럼은 "당신을 보는 순간 나는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며 "나의 사랑스러운 여왕이여 나는 오늘부터 영원히 당신의 왕이 되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스콧 역시 "나는 당신 없는 삶을 상상할 수가 없다"며 "나는 내 남은 모든 삶을 당신 옆에서 함께 할 것을 맹세하며 함께 늙어가고 함께 웃겠다"고 말했다.

말기암 진단에도 불구하고 보럼은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니나 '보럼'이 된 아내는 "이렇게 멋진 결혼식을 올릴 수 있으리라곤 상상조차 못 했다"며 "병원 직원들이 너무 많은 선물을 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모든 순간이 다 소중했다"고 덧붙였다.

yeou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