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中 비리척결 '몸통' 저우융캉은 누구?

저우융캉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 뉴스1
저우융캉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 뉴스1

중국 당국이 ‘비리 몸통’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올 것으로 보인다. 저우융캉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연 초 ‘파리부터 호랑이까지 때려잡겠다’ 고 말한 ‘호랑이’에 해당한다. 과거 정법위 서기를 역임하면서 엄청난 권력을 가졌지만 상무위원 출신 첫 번째 사법처리 대상이 될 것으로 유력해 보인다.

▲ 화려했던 정치 이력

1942년 장수성(江蘇省) 우시(無錫)에서 태어난 저우융캉은 베이징석유학원을 다닌 후 수년간 석유와 에너지 관련된 부문의 업무를 맡아왔으며 1985년 중앙 국무원 석유공업부 부부장, 1996년 중국석유천연가스총공사 사장, 1998년 국무원 국토자원부 부장을 역임했다.

이어 쓰촨성 서기를 거쳐 2002년 당 정치국위원이자 중앙서기처 서기, 정법위 부서기와 공안부장으로 선임되며 2007년 석유방 실세 중 한 명이자 태자당인 정칭훙(曾慶鴻)의 추천으로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된다.

그는 2007년 상무위원으로 올라선 후 정치적으로 가장 최고점을 찍었다. 2012년 11월 18대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을 주축으로 새 지도부가 선출되기 전 까지 저우융캉은 정치 및 법률 부문을 관장했다.

특히 중앙정법위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을 겸임하며 막강한 권력을 가졌다. 이 분야는 후진타오 전 중국국가주석도 참견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이와 함께 석유ㆍ에너지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이른바 ‘석유방’의 주요 실세로 통해 상무위원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다. 석유방은 장가오리(張高麗) 톈진시 서기, 우이(吳義) 전 국무원 부총리 등이 속해있으며 중국의 신흥 정치 계파로 분류되기도 했다.

▲불행의 시작 ‘보시라이(薄熙來)’

저우융캉이 세력을 좁히게 된 것은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실각이 시발점이 됐다. 보시라이는 2012년 자신의 심복이었던 왕리쥔(王立軍)이 청두 미국 영사관에 잠입해 망명을 요청하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보시라이가 충칭시 당서기에 있을 때 까지만하더라도 저우융캉은 보시라이를 공안부장으로 추천하기도 했고 그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보시라이는 그 동안 낙마한 정치국 위원급 이상의 정치인들과 달리 지도부인 시진핑과의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경우가 아니다.

하지만 저우융캉은 보시라이에 대한 사법처리를 반대하며 시진핑 주석과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보시라이 스캔들'에다 '부패 척결'을 내세운 시진핑 지도부의 권력 장악이 본격화 되면서 정치적인 입지가 좁아졌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가택연금 상태이던 시각 장애인 인권 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이 탈출한 사건 역시 중국 공안체계의 치명적 결함이 드러났다는 이유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엇갈린 평가

저우융캉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나뉜다. 공산당에서는 그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반면 그에게 억압받았던 인권운동가들은 그를 ‘악랄하게’ 평가하고 있다.

2일 로이터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당 내 관계자는 “저우융캉은 당 내에서 안정적이고 확실한 신뢰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인권운동가인 후지아는 “그는 통제 불능”이었다며 “아무도 그를 건드릴 수 없었다”고 비난했다.

2008년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로도 거론됐던 후지아는 2007년 11월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에서 중국의 인권 실태를 증언하고 나서 국가전복 혐의로 체포돼 징역 3년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 '속도내는' 저우융캉 사법처리

저우융캉의 사법처리는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만약 저우융캉의 사법처리가 구체화 될 경우 상무위원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공산당 상무위원 출신 가운데 사법처리를 받은 사람은 없다.

이미 사정당국은 저우융캉의 측근 및 석유방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며 그를 압박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그의 측근으로 알려진 리춘청(李春城) 전 쓰촨성 당 부서기는 비리 혐의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저우융캉의 비서 출신인 궈융샹(郭永祥) 전 쓰촨성 부성장에 대해서도 당 기율위의 조사가 시작됐다.

또 저우융캉의 ‘집사’ 격인 우빙 역시 베이다이허 구금 시설에 압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방의 핵심 인사인 왕융춘(王永春) 중국석유천연기집단공사(CNPC·중국석유) 부회장에 이어 리화린(李華林) 부회장, 란신취엔(冉新權) 중국석유 부회장, 왕다오푸(王道富) 중국석유 지질학 총괄 등 4명의 석유업계 거물들도 당 기율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일에는 지난해 선출된 당 중앙위원 중 처음으로 장제민 국무원 국가자원위원회주임 (國務院國資委主任)도 당 기율 위반으로 조사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석유방이 몰락할 것이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의 토니 사이치 교수는 “저우융캉 처리는 매우 복잡하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사람들이 그는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공산당 최고 의사결정자들인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지난달 베이다이허에서 열린 연례 회의에서 저우융캉 사법처리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저우융캉 사법처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시진핑이며, 장쩌민 전 주석도 여기에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우융캉은 장 전 주석의 조카사위로 보시라이와 함께 장쩌민파(派)의 중심인물로 주목받아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