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3일' 中국경절 21억명 대이동…"일본 말고 한국 갑니다"

방일 자제 권고·비자비 부담…日, 인기 여행지 10위권 밖
한국, 인도네시아·튀르키예·몰디브·태국 등과 상위권 포함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7주년을 맞아 중국 수도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국기 게양식에 사람들이 참석하고 있다. 2026.10.1. ⓒ 신화=뉴스1

(베이징=뉴스1) 노민호 특파원 = 중국이 1일 건국 77주년 국경절을 맞아 연인원 21억 명 이상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연휴에 들어갔다. 해외여행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이 '해외 인기 여행지' 10위권에서 빠져 눈길을 끌고 있다.

국경절은 마오쩌둥이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날을 기념하는 중국의 최대 명절 중 하나다.

교도통신은 이날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 투뉴의 집계를 인용해 중추절(9월 25~27일)과 국경절(10월 1~7일) 기간 해외 인기 여행지 10위권에 인도네시아와 튀르키예, 한국 등이 포함됐지만 일본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국경절 연휴를 하루 앞둔 30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의 난징난역에서 승객들이 체크인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6.9.30. ⓒ 신화=뉴스1
'방일 자제' 권고·'비자 비용 부담' 영향 관측…韓은 인기 여행지 10위권 내

통신은 일본이 지난해까지 중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여행지였다고 전했다. 올해 투뉴의 인기 여행지 10위권에서 일본이 빠진 데 대해서는 중국 당국의 '방일 자제' 권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반발하며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일본의 비자 수수료 인상도 중국인 관광객의 비용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7월 1일부터 단수·복수 입국 비자 발급 수수료를 각각 기존의 5배로 인상했다.

중국인에게만 적용되는 조치는 아니지만, 중국 본토 관광객은 일본의 무비자 입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같은 비용 부담 증가도 중국인의 일본 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투뉴의 '2026 중추절·국경절 여행 동향 전망'에는 인도네시아, 몰디브, 튀르키예, 한국, 태국, 뉴질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호주, 이집트가 해외여행 예약 인기도 상위권 국가로 제시됐다. 이는 투뉴 이용자의 예약 동향을 바탕으로 한 집계다.

한국행 수요 증가를 보여주는 지표도 나왔다. 중국 항공여행 플랫폼 항려종횡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준 중추절·국경절 기간인 9월 25일~10월 7일 서울행 항공권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발 출국 항공권 전체 예약 증가율은 약 4%였다.

국내 숙박 예약 플랫폼 올마이투어도 중추절·국경절 기간 투숙 예정인 중국인의 국내 숙박 예약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 여행을 계획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쇼핑뿐 아니라 음식과 공연, 미용 등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양쯔완바오는 지난달 26일 친구와 함께 국경절에 서울을 방문할 예정인 난징 주민 샤오저우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 속 촬영지도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일정에는 성수동 편집숍 방문과 홍대 거리 공연 관람, 한국식 메이크업 체험 등이 포함됐다. 상품 구매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일상을 직접 경험하려는 여행 수요를 보여주는 사례다.

국경절 연휴를 하루 앞둔 30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의 난징난역에서 승객들이 열차 탑승을 준비하고 있다. 2026.9.30. ⓒ 신화=뉴스1
하루 3억 명 이동…연차 붙여 최장 13일 휴가

중국 내에서도 대규모 이동이 예상된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국경절 연휴 7일간 지역 간 이동이 연인원 21억3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루 평균 약 3억 명으로 평소의 약 1.7배 수준이다. 이동이 가장 집중되는 연휴 첫날에는 연인원 3억4000만 명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중추절과 국경절 사이 평일이 사흘뿐이어서 이 기간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3일을 연이어 쉴 수 있다. 이에 따라 장거리 여행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중국 당국은 보고 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국경절 연휴 전체 지역 간 이동 가운데 자가용 등을 이용한 도로 이동이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연휴 기간 7인승 이하 승용차의 유료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전기차 충전 서비스와 주요 관광지 주변 교통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이 이번 대규모 이동을 계기로 소비 확대로 연결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9일 여행 수요는 강하지만 지출에는 신중한 소비 행태가 이어지고 있어 여행객 증가가 그에 비례한 관광업계 수익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