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품귀에 中 AI칩 가격 급등…화웨이 신제품 두달 만에 50%↑
美 수출통제에 '회색시장' HBM 가격 수배…AI 가속기 원가 압박
삼성·SK·마이크론 HBM 시장 장악…中의 엔비디아 대체 전략에 병목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전 세계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족으로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통제로 첨단 HBM을 구하기 어려워진 중국 업체들이 이른바 '회색시장'으로 불리는 비공식 유통망에서 정상 가격의 수배를 주고 메모리를 조달하면서 AI 가속기 가격까지 뛰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AI 가속기 카드 '어센드 950DT'의 제시 가격을 25만 위안(약 3만 7255달러) 이상으로 올렸다.
계약 조건에 따라 불과 두 달 전 고객에게 제시했던 가격보다 20~50% 오른 수준이다. 어센드 950DT는 화웨이의 최신 AI칩과 메모리 등을 결합한 가속기 카드로 올해 4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중국 캠브리콘도 차세대 AI칩 '690'의 제시 가격을 두 달 전보다 20~30% 인상했다. 메타엑스와 일루바타 코어엑스 등 다른 중국 AI 반도체 업체들도 비슷하게 가격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HBM 가격 급등으로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 비용이 높아지면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엔비디아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공급망 병목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가격 급등의 핵심 원인은 AI 연산에 필수적인 HBM이다.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칩을 수직으로 쌓아 AI 프로세서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고성능 메모리다.
첨단 HBM 시장은 한국의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 미국 마이크론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2024년 12월부터 일부 첨단 HBM의 중국 수출을 추가로 제한하면서 중국 AI칩 업체들의 조달이 어려워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이후 회색시장 경로를 통해 HBM 확보에 나섰다. 이렇게 조달되는 HBM 가격은 중국 이외 지역 구매자가 지불하는 가격의 수배에 달한다.
메모리가 AI 가속기 생산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HBM 조달가격 상승이 완제품 가격으로 그대로 전가되고 있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화웨이는 어센드 950 시리즈에 자체 HBM 기술인 'HiBL 1.0'과 'HiZQ 2.0'을 사용한다고 밝혔지만 해당 메모리를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생산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HBM 부족은 미국의 수출통제로 엔비디아의 최첨단 AI칩을 공급받지 못하는 중국이 추진해온 국산 반도체 대체 전략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규제로 중국의 500억 달러 규모 AI칩 시장에서 엔비디아 제품의 공백이 생기면서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현지 업체들이 수혜를 입었지만, 이제는 HBM 확보가 새로운 병목으로 부상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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