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숭배 영어 핵심과목서 빼야" 中수학자에…'수학을 빼라' 역풍

명문 난징대 교수 민족주의 선동 논란…관변학자조차 "어리석다"

중국 충칭의 수험생들이 2025년 6월 7일 중국의 전국 대학 입학 시험(NCEE), 일명 '가오카오'를 치른 후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나가고 있다. 2025.6.7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의 유명 수학 강사가 외국을 숭배하는 역사를 끝내야 한다며 주요 과목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중국 관찰자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명문 난징대에서 30년 넘게 수학을 가르친 탕자펑 박사는 최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영어를 핵심 교과로 두는 것을 공개적으로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영어는 중국어, 수학과 함께 필수 기초 과목이다. 대학 입시인 '가오카오'에서도 영어, 중국어, 수학의 만점은 모두 150점이다.

그는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아이들과 학부모는 실생활과 상관없는 과목에 많은 자원과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며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영어를 최고의 위치에 두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모국어를 제대로 익히기도 전에 영어 공부에 열을 올린다"며 "중국은 수천 년의 문명을 이어 온 고대 문명국으로 영어는 쓸 줄만 알면 되고, 중국인의 외국 숭배와 아첨의 역사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탕 박사는 지난달 말 랴오닝성 교육당국이 이번 학기부터 역사, 지리, 생물을 필수에서 선택 과목으로 변경하고 고등학교 입시 점수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81주년 기념일인 지난 3일 "일부 지역이 고등학교 입시 점수에 역사 과목의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데 대해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탕 박사의 이같은 주장을 두고 중국 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온다.

중국의 대표적인 관변학자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영어 학습을 '서양 숭배'로 매도하며 마치 스스로 혜안이 있고 애국심이 강한 것으로 포장하지만, 이는 극단적이고 편협하다"며 "이를 정의로운 민족주의의 기치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속아서 안되고, 교육 당국도 이를 외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시진 전 편집장은 "의무교육에서 영어를 폐지하거나 이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장기적 발전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학창 시절에 배운 수학, 물리, 화학 역시 일반인의 삶과 관련이 없다고 해서 그 과목을 헛되이 배웠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탕 박사의 주장을 '어리석다'고 평가하며 "이 문제를 지나치게 '애국주의화'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불필요한 이념적 논쟁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 여러 네티즌들도 "논리적인 수학을 가르친다는 사람이 민족 감정을 선동하는 것인가", "영어는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와도 같다", "차라리 수학을 없애라" 등의 반응을 내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탕 박사의 주장을 옹호하며 "역사를 주요 과목에서 제외한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 "영어는 '부과목'으로 충분하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