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코스피 1만2000 간다…시장, AI 메모리 호황 과소평가"

현재보다 80% 상승 여력…"이익 사이클 예상보다 오래 지속"
올해 코스피 기업 이익 360% 증가 전망…내년 美빅테크 투자 1.2조달러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3.57p(3.34%) 오른 6910.78로 시작했다. 2026.9.7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골드만삭스가 한국 증시의 최근 급락에도 코스피 목표치 1만2000을 유지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지만 시장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티머시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주식전략가는 지난 4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코스피 목표치 1만2000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지수보다 약 80% 높은 수준이다.

모 전략가는 "우리는 여전히 목표치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가 예상하는 기업들의 이익 실현이 그 근거"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이번 이익 사이클의 지속 기간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코스피 목표치를 1만2000으로 제시했다. 당시 월가에서도 가장 낙관적인 전망에 속했다.

이후 코스피는 6월 사상 최고치에서 27% 급락했다.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붐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한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또다시 강력한 실적을 내놓았지만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AI 투자 계속해야"…메모리 부족 내년 더 심해진다

하지만 모 전략가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으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반도체의 심각한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2027년에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 빅테크의 내년 투자 규모는 1조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전망치 8000억 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규모다.

모 전략가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계속 투자해야 한다"며 "이는 메모리에는 매우 좋은 일이다. 컴퓨팅 수요를 끌어올리고 컴퓨팅은 매우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구성 기업들의 이익이 올해 약 360% 증가하고 2027년에는 약 3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와 비교해 내년 이익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지만 모 전략가는 이익 증가율이 결국 낮아질 것이라는 점은 이미 시장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1만2000, 보기만큼 터무니없는 숫자 아니다"

중국 메모리업체 창신메모리(CXMT)와 같은 경쟁사의 부상과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정치적 반발은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향후 2년 정도는 첨단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유리한 펀더멘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1만2000이라는 목표치는 밸류에이션보다 기업 이익 전망에 크게 의존한다. 모 전략가는 코스피 목표치를 향후 예상 이익의 7.5배를 적용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코스피는 예상 이익의 5.3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최근 7년 평균의 약 절반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업황이 골드만삭스의 낙관적인 코스피 전망을 현실화할 핵심 변수인 셈이다. 모 전략가는 한국 기업들이 골드만삭스가 예상하는 수준의 이익을 실제 달성한다면 코스피 1만2000이라는 전망은 "보기만큼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