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자신감' 흔들리나…미국인 3명 중 1명 "中이 더 앞서"

퓨리서치 조사…'美가 AI 경쟁 주도' 응답은 12%에 그쳐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관람객들이 '키미'(Kim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인 3명 중 1명 이상이 중국을 AI 분야의 세계 선두로 인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이날 공개한 조사에서 미국인의 36%는 '중국이 AI 개발에서 미국보다 앞서 있다'고 답했다.

반면 '미국이 AI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양국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18%였고, '모르겠다'는 응답은 33%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미국 성인 348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중국이 앞서 있다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정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자의 30%, 민주당 지지자의 43%가 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보다 앞서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딥시크에 이어 문샷AI가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 '키미(Kimi) K3'를 공개하는 등 중국 AI 기업들의 약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오는 9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며 AI 기술 경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중국보다 AI에서 앞서 있다고 거듭 주장하며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나라가 결국 승자가 될 것"이라며 미국이 AI를 통해 미래를 주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AI는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였다. 양국은 시 주석의 방미에 앞서 AI 고위급 회담 개최를 조율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과 달리 미국 내에서는 중국 AI의 급부상이 미국의 기술 우위에 대한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딥시크 쇼크'에 이어 최근 문샷AI가 공개한 '키미 K3'는 오픈소스 모델임에도 미국 주요 AI 기업들의 최신 모델과 견줄 만한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미국의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지난 22일 문샷AI가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 '클로드 페이블 5'를 증류(distillation) 방식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중국의 AI 기술 발전이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증류는 성능이 뛰어난 AI 모델의 답변이나 추론 결과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새로운 AI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이다.

제이컵 헬버그 미국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도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 모델을 증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이 여전히 앞서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 AI 전문가들은 두 모델의 공개 시점이 매우 가까웠다는 점 등을 근거로 백악관의 주장에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43%가 '미국의 AI 기술 주도권 유지가 매우 중요하거나 중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2%였다고 SCMP는 전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