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극우 장관, 정착민 수백 명 이끌고 알아크사 또 진입

알아크사 내 유대인 기도에 '현상 유지' 또 흔들…요르단 등 거센 반발

23일(현지시간)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위치한 알악사 모스크를 방문하고 있다. 이 방문은 제1·제2 성전이 파괴된 날을 기리는 유대교의 금식과 애도의 성일인 '티샤 바브' 기간 중 이루어졌다. 2026.07.23. (출처=이타마르 벤그비르 텔레그램 채널)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장관이 23일(현지시간) 유대교 금식일 '티샤 바브'를 맞아 유대인 정착민들을 이끌고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모스크 경내에 기습 진입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은 이날 유대교 정착민 수백 명과 함께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모스크 경내에 진입했다. 이들 정착민은 현장에서 유대인 방식의 기도를 올렸다.

벤그비르 장관은 모스크 경내에서 촬영해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한 영상에서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라. 유대인들이 기도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이곳의 정당한 주인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서나 사람들은 이스라엘국이 주권 당국임을 이해하고 있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아있으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알아크사 모스크는 이슬람교·유대교·기독교의 공동 성지로, 특히 이슬람교에서는 메디나·메카와 더불어 3대 성지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과 함께 서예루살렘을 장악했고,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는 요르단 관할 하에 있던 동예루살렘을 점령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종교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요르단과 동예루살렘 지역의 안보 통제권은 이스라엘이 갖고, 종교·행정 관리는 이슬람권이 맡는 '현상 유지' 합의를 맺었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는 이슬람교도만 기도할 수 있고 유대인과 비무슬림은 관광객 자격으로 방문만 가능하다. 요르단 왕가 산하 종교재단이 성지 관리를 담당한다.

그러나 벤그비르 장관은 2023년 취임 이후 모스크 경내에 여러 차례 기습 방문해 유대인 방식의 공개 기도를 올리는 등 합의를 계속해서 위반하고 있다. 그는 유대인 예배자들의 알아크사 접근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요르단 등 중동 이슬람 국가들은 벤그비르 장관의 이번 성지 방문을 강하게 규탄했다.

요르단 외무부 대변인은 벤그비르 장관의 방문이 "모스크의 신성함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용납할 수 없는 도발"라고 밝혔다.

튀르키예 외무부도 "알아크사 모스크의 역사적·법적 지위를 침해하고 도발적 행위와 기정사실화 시도를 일삼는 네타냐후 정부를 저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동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적으로 현상유지 정책에 대한 자국의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