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인대 대표 "트럼프 피파 징계 개입, 월드컵 존엄 훼손"

홍콩 올림픽위원회 전 주석의 아들
"주최국 정치력으로 규칙 왜곡 우려…월드컵 영혼 잃게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가 전부 옳았다!'(Trump Was Right About Everything!)라고 적힌 모자를 쓴 채 FIFA 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2026년 FIFA 월드컵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2025.08.22. ⓒ 로이터=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 홍콩 지역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징계 개입 논란에 "노골적 정치 개입은 월드컵의 존엄성을 잃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훠치강 홍콩특별행정구 전인대 대표는 8일 '홍콩 01'에 기고한 글에서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이 이번 월드컵을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제'라고 강조했으나 터무니없는 정치적 그림자를 드리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훠치강 대표는 홍콩올림픽위원회 주석을 역임한 훠전팅의 3남 중 장남이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다이빙 여제 궈징징의 남편이기도 하다.

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판티노 회장에서 직접 전화를 건 것은 스포츠에 대한 정치적 개입의 가장 노골적 행위"라며 "이번 월드컵은 축구에 대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국제 스포츠 질서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최국이 정치 및 경제력을 바탕으로 경기 규칙과 처벌 수위를 마음대로 왜곡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이 즐기는 축구는 소수의 서방 부유층과 힘 있는 정치인들만이 소비하고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인 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훠 대표는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이란 대표팀이 미국의 압박에 따라 전례 없이 경기 당일 국경을 넘어 조별리그를 진행한 점을 거론하고 "선수들의 기본 휴식 권리와 공정한 경기 환경을 박탈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스포츠를 정치 무대의 중심에 놓을 때, 월드컵의 순수한 영혼은 잃게된다"며 "노골적 정치 개입에 대해 최대한의 냉철함과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선수인 폴라린 발로건은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 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발을 밟아 퇴장을 당했다.

피파는 당초 규정대로 발로건에게 다음 1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에게 전화해 재검토를 요청한 이후 징계를 1년간 유예해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출전했다.

ejjung@news1.kr